한국인 멤버가 아예 없거나, 최소화한 아이돌 그룹들이 영미권 현지에서 잇따라 데뷔했습니다.
K팝 대형 기획사들이 이런 그룹들을 선보인 이유가 뭔지,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만간 영국에서 데뷔하는 남성 5인조 아이돌 그룹, 디어 앨리스.
[이거, 언제까지 틀릴 거야?]
모두 영국인이지만 K팝 그룹을 표방합니다.
SM과 카카오엔터의 북미 합작법인과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의 공동 기획으로 탄생했습니다.
100일 동안 서울에서 안무와 보컬 교육을 받으며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이 영국 BBC 다큐멘터리로 방영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이브와 유니버설 산하 게펜레코드 합작으로 3달 전 미국에서 데뷔한 캣츠아이, 한국 활동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나섰습니다.
한국인 멤버는 단 1명, 나머지 5명은 미국과 스위스, 필리핀 등 글로벌 K팝 그룹입니다.
[메간/캣츠아이 멤버 : 어릴 때부터 정말 연예인이 되고 싶었거든요.]
영미권 현지인 중심으로 팀을 꾸려, K팝 아이돌 육성 공식에 따라 기획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형 기획사들의 이런 행보에는 K팝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음반 수출은 9년 만에 성장 그래프가 꺾이는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이브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2조 원 중 해외 사업 비율이 64%에 이르고, 그중에서도 북미 시장 비중이 26%에 달합니다.
매출 상당 부분이 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현지화를 통해 새 활로를 찾겠다는 것입니다.
[임희윤/대중음악 평론가 : 한국인 또는 아시아계 멤버를 위주로 한 아이돌 댄스 음악에서는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만큼 꽉 차게 성장을 했다, 그럼 다음 단계의 어떤 실험과 도전을 뭐냐라고 했을 때 모색할 수 있는 방법들인 것 같습니다.]
걸그룹 에스파와 함께 공연한 AI 버추얼 가수 나이비스, 동아시아권 중장년층까지 흡수하려는 트로트 아이돌 같은 시도 역시 정체된 K팝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남일)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191825?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