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곳곳에 K-POP 아티스트들의 인기를 등에 업은 관광 홍보 시설이 조성되고 있지만, 저작권 등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검토 없이 추진되며 본래 마케팅 방향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우려가 따른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유명인의 인지도를 활용하고자 했을 뿐 시설의 목적과 역할은 변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같은 유명인의 인기를 좇는 식의 전시 행정이 번번이 발목 잡히고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광주 북구가 지역 명소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HOPE STREET(희망의 거리)’가 오는 10~11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Dream your Hope!’라는 슬로건으로 삼각동·일곡동 일대 공원 스팟존 3곳과 거리 포토존 6곳, 청소년 거점센터 2곳을 조성해 이르면 내년 2월 중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HOPE STREET’는 BTS 멤버 제이홉의 명성을 이용한 편승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북구는 사업지인 삼각동·일곡동 일대가 관내 17개 학교가 밀집돼 있어 미래 세대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목적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지가 제이홉의 모교인 서일초·일곡중·국제고 일대 통학로이면서, 거리 이름 역시 제이홉을 연상케하고 있어 논란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제이홉의 일본 팬들이 모금으로 마련한 조형물도 오는 10월 해당 거리에 건립될 예정이라 ‘HOPE STREET’와 제이홉의 연관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지만, 소속사 하이브 측의 ‘아티스트 초상과 성명을 사용해 추진하는 거리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해당 지역에 연고가 있음에도 인지도를 활용한 홍보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K-POP 아티스트의 유명세를 활용한 지자체의 관광 홍보 마케팅은 광주 곳곳에서 있었다.
동구는 지난 7월 충장로 K-POP 스타의 거리 인근에 ‘K-POP 공유카페’를 열고 첫 번째 행사로 인기 그룹 ‘뉴진스’의 데뷔 2주년 축하 파티를 열고자 했지만 소속사 측의 요청으로 취소했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측은 ‘지자체 관광 홍보를 위해 가수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말아달라’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동구는 행사를 취소하고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었던 엽서와 컵 등의 굿즈도 폐기했다.
공유카페는 팬들이 아티스트의 데뷔일이나 생일을 비롯한 기념일에 공간을 대관해 함께 기념하는 ‘생일카페’ 문화에서 비롯된 구상이었지만 동구는 충장로 상권에 MZ세대를 유입시키기 위해 10대들의 놀이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감상실과 상설 음료바, 소규모 놀이공간 등을 갖추고 놀이 공간으로서의 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K-POP 댄스 챌린지 공모전 등의 K-POP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이전의 사례가 있어 K-POP 아티스트들의 생일카페는 좀 더 검토해서 진행하고자 하고 일반인들도 생일파티 등을 위해 대관을 신청하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유카페를 조성한 취지는 건전한 놀이 공간을 만들어 젊은층이 상권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있었고 활성화를 위해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이용하고자 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이 공간을 어떻게 상권 유치에 활용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광주드림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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