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황혜진 기자] 어도어 전 대표이사이자 현 사내이사 민희진이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신곡 데모를 공개했다.
민희진은 9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모처에서 현대카드 주최 문화 행사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된 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에서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열띤 환호 속 무대에 오른 민희진은 특유의 진솔한 화법과 다채로운 업계 경험을 토대로 한 강연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민희진은 비스츠앤네이티브스(이하 바나) 소속 작곡가 프랭크(본명 박진수)가 작곡한 뉴진스 신곡 데모를 깜짝 공개했다. 'K-POP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이라는 강연 주제에 걸맞은 행보였다.
베일을 벗은 데모는 탑라인(멜로디)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비트 위주의 음원이었다. 뉴진스 히트곡 'Ditto'(디토), 'Supernatural'(슈퍼내추럴) 못지않은 힙한 비트가 청중을 사로잡았다. 민희진은 비트는 좋지만 멜로디를 붙이기 어렵다며 "(뉴진스 멤버) 하니가 랩을 해 보겠다고 이 데모를 가져갔다"고 귀띔했다.
이번 데모 공개는 숱한 뉴진스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반면 일각에서는 회사와의 상의가 이뤄지지 않은 미공개곡 공개가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음원 완성본이 아닌 데모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 공개하는 일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행보다. 신곡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효과와 동시에 기대감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 특히 계약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인 만큼 개인이 음원 공개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에는 바나와의 관계성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뉴진스 A&R 작업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바나는 민희진과 막역한 관계다. 바나 김기현 대표이사는 SM엔터테인먼트 A&R 출신이다. 민희진이 SM엔터테인먼트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SM엔터테인먼트가 바나에 투자한 덕에 초기 자본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나 소속 제작자인 250(본명 이호형), 프랭크가 뉴진스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이상 이들이 민희진의 신곡 데모 공개를 막았거나 추후 문제 제기를 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어도어가 데모곡 공개에 대해 문제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데모라 할지라도 엄연히 회사가 외주 용역을 맡겨 비용을 지불한 회사 자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 신분이라 회사를 대표하거나 단독으로 의사 결정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와 협의 없는 데모곡 공개는 자칫 어도어에 이익에 반하는 행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존재한다.
이번 데모곡 공개가 어도어와의 협의 하에 이뤄진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한 뉴스엔 문의에 어도어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하이브는 4월 25일 민희진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후 8월 27일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출신 김주영을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민희진은 2021년 11월 어도어 대표로 선임된 지 2년 9개월여 만에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민희진은 일방적 해임 통보라고 주장했고, 하이브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대표이사 교체라고 맞섰다.
민희진은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 신청 관련 변론기일은 미정이며 내달 진행될 전망이다.
하이브는 10월 17일 민희진 사내이사 재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하이브가 민희진에게 제안한 뉴진스 프로듀싱 기간인 5년은 뉴진스와의 계약이 남아 있는 기간 전체다.
황혜진 blossom@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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