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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짜 네이버페이 안전결제 사이트를 이용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230명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가짜 사이트의 도메인이 같아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A(46) 씨는 지난 18일 오후 9시19분께 아이돌그룹 '2PM'의 한정판 LP를 12만원에 판매한다는 한 네이버 중고거래 카페 게시글을 본 뒤 채팅방을 통해 작성자 B 씨에게 거래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B 씨는 "안전거래를 하자"며 별도의 링크를 보냈다. 링크를 접속하자 네이버페이 안전결제 사이트로 연결됐고, A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B 씨에게 12만원을 보냈다.
그러자 B 씨는 "수수료를 입금하지 않아서 (입금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수수료를 포함해 12만1000원을 보내라"고 했다. '법인계정 설정 특성상 수수료를 입금해야 확인 가능하다. 수수료 포함 정상결제하라'는 네이버페이 알림 메시지도 함께 보냈다. 안전거래를 처음 이용해 실수했다고 판단한 A 씨는 추가로 돈을 입금했다.
이후에도 B 씨는 "시스템상 환불은 50만원부터 가능하다. 처음 입금했던 12만원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38만원을 추가 입금해야 한다", "여러 차례 입금으로 위험거래로 판단됐다. 최소 환불금액이 200만원으로 늘었다"는 식으로 계속해서 돈을 요구했다.
A 씨가 "사기 아니냐"며 의심하자 B 씨는 되레 "말이 너무 심하다"며 "이 돈 먹고 콩밥 먹을 일 있냐"고 따졌다. 하지만 A 씨가 총 10차례에 걸쳐 1813만3000원을 입금하자 B 씨는 카페 채팅방을 나갔고 연락이 끊겼다. A 씨는 물건을 받지도, 돈을 돌려받지도 못했다. A 씨는 뒤늦게 B 씨가 보낸 사이트도 가짜 네이버페이 안전결제 사이트인 것을 알아차렸다.
네이버페이 등 안전거래는 중고거래 시 사기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3자가 중개를 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다. 하지만 안전거래를 빌미로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상대방을 안심시킨 뒤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행각이 계속되고 있다. 가짜 사이트는 진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 사이트 화면은 육안으로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 정도인데다, 주소도 네이버페이(naverpay)로 시작한다.
네이버페이 측은 "과거에는 (가짜 사이트의) 도메인이 이상하거나 화면이 엉성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똑같아 감쪽같다"며 "네이버페이의 모든 결제는 플랫폼 안에서 이뤄진다. 카카오톡 등 다른 SNS에서 대화를 하자고 유도하거나 안전거래를 하자며 외부 링크를 보내면 사기로 간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A 씨와 같은 수법으로 사기 피해를 입은 230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모였다. 이들은 범행에 이용된 계좌번호가 20개로 압축되고, 특히 가짜 사이트의 도메인이 같다는 점 등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 성남·용인, 세종 등 전국 경찰서에 피해를 신고했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와 수서서, 양천서, 종로서, 강북서 등에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230여명의 피해액은 총 3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자 C(35) 씨는 "결제 사이트가 아직 막히지 않았다"며 "링크는 같은데 예금주와 계좌번호만 바뀌어 계속 이용되고 있다. 도메인이 같은 링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봐서 사기범들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돈을 입금한 계좌번호를 추적, 명의자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해 수사할 방침이다. 동일범의 범행 정황이 포착될 경우 사건 병합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아직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별 사건들이 연관성을 갖는지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조소현, 이윤경(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