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캐비닛 '휴대전화' 주목…"책 내면 다 죽는다고 했다"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 명태균씨로부터 협박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월26일 E씨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내외를 협박했다고 말했습니다.
2월26일 오전 11시4분(명태균-E씨 간 통화)
E씨 : 여보세요.
명태균 : 여보세요.
E씨 : 네.
명태균 : 내가 화내서 미안한데, 그 김영선이하고는, 그러면 안 되는 거요. 그 3개월 됐어. 내가 방향 다 가르쳐줬어. 정보 다 알아갖고. 끝끝내 말 안 듣고, 끝끝내 말 안 듣고. 그때 김해갑에 갔으면은 영웅이에요, 영웅. 제일 먼저 험지 가서. 지금은 김영선이 컷오프요. 끝난 지 오래됐어. 왜 발표 안 하냐? 내 땜에. 내가 여사하고 대통령한테 다 까발리겠다 그랬거든. 내가 대통령하고 여사한테 그래가 되겠어요? 어? 왜 가르쳐주는 대로 안 하는지 내가 잘 모르겠고. 또 이거 저 금전적인 것도 그래요. 예? 그러니까, 그 여보세요?
E씨 : 네.
명태균 : 여론조사 하든가 말든가, 나는 방법을 가르쳐 줬으니까 그건 알아서 그 김영선이하고 의논해요. 내한테 금전 얘기하지 말고. 내가 대통령, 여사 그 어 내가 얼마나 심한 얘기 한 줄 알아요? 00이 하고 다 물어보면 알 거여. 내 XX 가만히 놔두나. 내 XX 다 터자뿌겠다고. 내가 이렇게 뭐 협박범처럼 살아야 되겠어요? 그러니까 그래서 지금 그게 겁이 나서 발표를 못 하는 거예요. 의창하고 김해. 알겠습니까? 끊어요. 하여튼.
(통화 녹음은 2일 박지훈의 뉴스인사이다>를 통해 공개됩니다.)
'협박'과 관련해 당시 명씨와 매우 가까웠던 D씨는 '명씨의 휴대전화'를 주목했습니다. 윤 대통령 내외와 주고받은 통화와 메시지들이 명씨의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담겼고, 그 내용들이 밝혀질 경우 정부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게 D씨의 설명입니다. 일종의 '명태균 캐비닛'인 셈입니다. D씨는 지난 2월29일 지리산 칠불사 회동에도 햠께 했습니다. 명씨의 육성에서 특이점도 보입니다. "여론조사 하든가 말든가, 나는 '방법'을 가르쳐 줬으니까"라는 대목으로, 일각에서는 명씨가 관여한 여론조사에 대한 의문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D씨는 "정치자금법 관련 수사가 시작되기 전 (명씨가) 낌새를 차리고 전화기를 별도로 만들어서 기존 (파일을) 다 옮겨 놨다. 그걸 언젠가 써먹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책을 내니 어쩌니', '이 책을 내면 다 죽느니' 그랬다. 그걸 터트릴 수도 있다는 식으로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녔다. 그 시점이 칠불사 회동 무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게 터지면 (정권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걸 자기도 알고 있고, 위(대통령실)에서도 알라고 한오섭(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만나서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했다"며 "이철규도 만나고 다 만났다. 자기가 뭐 이런 거 있다고. 명태균이 직접 해준 얘기"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