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경쟁사와 접점을 피해 11월 출시된 크러시지만 출시 1주년 가까워져도 아직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성수기를 겨냥해 롯데월드몰에서 '크러시 에비뉴' 팝업스토어를 마련하고 'FC 서울'과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했다.
연결기준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은 1993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8.1%, 1.8% 성장한 수치다. 주류 분야를 나눴을 때 소주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9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맥주는 전년 대비 8% 감소한 20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1분기와 비교해서 약 14% 감소했다.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도리어 매출이 감소한 것을 두고 점유율 수성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불거진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원래 주류 시장에서 경쟁은 기존 제품의 점유율을 빼앗는 '규모의 경제'를 따라가는 형태로 나타난다"며 "결국 이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경쟁을 위해 대대적 마케팅에 예산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70%의 맥주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카스가 시장 점유율 44%로 견고한 맥주 브랜드 1위 자리를 지키는 상황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점 맥주 점유율은 오비맥주 46.8%, 하이트진로 28.5% 기록하고 있다. 크러시가 기록한 최대 점유율은 5% 남짓이며 이마저도 유흥시장이 아닌 가정 시장에서 발생한 수치로 알려졌다. 팝업스토어와 스포츠 마케팅을 한 틈새시장 공략과 카리나 효과마저 모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셈이다. 더구나 맥주시장포화상태에서 오비맥주는 제주 소주를 통해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걸기도 했다. 경쟁력 확보가 절실해지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크러시의 사실상 시장 실패는 특히 그룹의 재유임은 경영 실적으로 증명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박윤기 대표의 실책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2014년 자체 맥주 브랜드로 클라우드를 내세운 바 있다. 이후로도 시장 영향력 확대에 주력해왔지만 그 성과는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주류사업 목표치를 8500억원으로 세웠지만 채 반도 안되는 4200억원의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새로가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반면 크러시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는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14명의 대표가 교체된 바 있다"며 "이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계열사 차원의 성과 주의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시각에 따라서는 시장 확장 실패로 볼 수는 있지만 앞서 5%대 점유율을 수성한만큼 내부적으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며 "대표 경질 건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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