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by 오성윤 2024.10.05
Q. 오늘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오셨네요. 검은색이 벌에 쏘이기 쉽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A. 맞아요. 곰들이 자꾸 꿀을 건드리니까 검은색과 털 부분에 반응하도록 진화했다고 하죠. 가급적 모자를 쓰고 검은색은 피하는 게 좋아요.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뭐, 경험상 그런 부분보다 ‘쫄지 않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언제부터 벌에 관심을 갖게 된 거예요?A. 원래 저희 아버지가 취미로 양봉을 하셨어요. 5통, 10통 뭐 이렇게 조금씩요. 그런데 제대로 못 키우고 좀 많이 죽이셨죠.(웃음) 저는 관심이 없다가 아버지가 자꾸 죽이니까 아까워서 한번 들여다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벌들의 움직임이나 생태 같은 부분이. 제가 또 어릴 때부터 ‘덕후’ 기질이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조금씩 해보고, 꿀이 나오니까 꿀도 팔아보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양봉에 발을 들이게 된 거죠.
Q. 유튜브를 시작한 건 양봉에 대한 잘못된 얘기가 많아서, 그걸 좀 타파할 목적이었다고 들었어요.
A. 맞아요. ‘가짜 꿀’에 대한 오해 같은 게 좀 팽배했죠. 벌들에게 설탕물을 먹여 만든 꿀을 사양꿀이라고 하는데, 보통 요리용으로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게 천연 꿀과 구별이 어렵다 보니 속여 파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거예요. 물론 그런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극소수였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천연 꿀이라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는 분들이 있어 제가 연구를 좀 했어요. 이 오해를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그 결과로 ‘미디어가 만든 의심이니까, 미디어로 해소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른 거죠.
Q. 본업을 위한 도구 개념이었지 부업 개념은 아니었던 거군요.
A. 그런 측면도 있었죠. 사실 국내에서는 25년 가까이 꿀 가격이 전혀 안 올랐거든요. 양봉을 하기 위한 제반 비용은 물가와 함께 계속 오르는데 꿀값은 그대로이니 매해 수입이 계속 줄어드는 거예요. 꿀 가격이라는 게 저 혼자 가격을 올린다고 비싸게 사주는 분야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생각했죠. ‘이게 결과로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는 못 되겠구나.’ ‘그럼 과정 속에서 돈을 벌자.’ 그렇게 양봉 과정으로 콘텐츠를 만들기로 한 거예요. 한 달에 몇십만 원이라도 여윳돈이 된다면 좋겠다 하고.
Q. 목표는 여윳돈 정도였군요. 지금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지만.
A. 배꼽이…심각하게 커졌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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