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는 뉴진스를 유일한 소속 아티스트로 두고 있다. 뉴진스의 활동이 곧 어도어의 매출과 이익이 되는 것.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뉴진스가 데뷔하기 전인 2021년 어도어는 매출 없이 13억754만원의 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뉴진스 데뷔해인 2022년 매출액 186억3688만원, 순손실 32억0958만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뉴진스의 급성장 속 회사의 매출액 1102억8334만원, 순이익 265억3401만원으로 설립 이후 첫 흑자전환했다. 어도어가 뉴진스의 인기와 함께 급격한 성장을 이룬 건 분명하다.
다만 하이브 전체 매출로 놓고 봤을 땐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매출액 2조1780억8821만원, 영업이익 2956억4331만원을 달성했다. 엔터사 최초로 한 해 동안 2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은 물론, 자산총액은 5조원을 넘겨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통해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공룡 수준으로 커진 하이브 규모와 비교하자면 어도어가 지난해 벌어들인 금액은 하이브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어도어의 성과도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어난 614억6607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10억303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뉴진스가 올 2분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더블 싱글을 발매하고, 일본에선 도쿄돔 팬미팅까지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화제를 모은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이에 대해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도쿄돔 팬미팅이 반영되며 큰 폭의 매니지먼트 매출 성장이 나타났으나, 첫 팬미팅이다 보니 아쉽게도 이익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어도어로선 도무지 웃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여기에 뉴진스가 직접 등판하며 일은 더 커졌다. 멤버들은 최근 라이브 방송을 감행하며 하이브 및 어도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은 물론 회사에 14일의 기한을 제시, 그 안에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라는 요구까지 했다. 일각에선 멤버들의 이같은 행동이 전속계약 해지 등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중문화예술인(가수·연기자) 표준전속계약서 고시 제16조(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등)에서 기획업자 또는 가수 중 일방이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위반하는 경우, 상대방은 유책 당사자 일방에 대해 14일 동안 위반사항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거나 혹은 시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
이에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하이브가 뉴진스 IP를 상실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진스의 노이즈 직접 관여로 향후 시나리오가 상당히 좁혀졌다"며 "뉴진스 향후 활동 가정을 모두 제거해 실적 추정치를 내려 잡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어도어가 하이브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뉴진스의 이탈 여부보다 중요한 건 이번 이슈를 빠르게 끝맺고 안정을 찾는 거다. 민 전 대표와의 갈등이 알려진 4월22일 이후 회사는 대외적인 이미지 손실을 겪었고, 그 사이 주가는 최대 31.5% 떨어지는 등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바닥을 친 주가의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