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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은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작품이) 헤어진 여자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뭉클하기도 하고 아쉽고 딱 그 감정이랑 비슷했다. 실연 당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답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이랑 비슷한 입장에서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제가 나온 건데도 이렇게 재밌게 본 건 처음인데 거의 두 달을 사귀는 사람이랑 너무 사랑한 것처럼 깊게 빠져들었다. 끝나니까 이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과 이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설공주'는 2022년 6월 촬영을 마치고 방영에 2년이나 소요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에 고준은 "불안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는 건 아닌가. 중간중간 제작진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니 후반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기대감으로 전환되더라. 저도 빨리 완성된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막상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깜짝 놀랐다"고 벅찬 감정을 털어놨다.
고준은 원작인 소설을 봤냐는 질문에 "따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부러 안 봤다"며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팬층이 두터워 괜히 욕먹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특히 원작에서는 두 명의 형사가 등장하는데 그걸 한 사람으로 녹여낸 설정이 겁나더라. 형사 두 명이 남녀인데 둘의 감성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또 한국화를 어떻게 해야 하나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숙제를 잘 해결한 것 같냐고 묻자 "이 작품이 고예산은 아니었다. 헌신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들 열심히 찍었다. 좀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고준이 느낀 아쉬움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1/3 정도는 편집이 돼서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또 깔끔하게 잘 나온 느낌이더라. 물론 제 연기가 감정선이 잘 유지된 상태에서 나왔으면 더 뿌듯했을 것 같긴 한데 배우는 작품을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톱니바퀴니까 그 역할은 잘 해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이어 "대본상으로도 엔딩 맛집이었는데 방송으로 보니 다음 회가 더 궁금해지더라. 주변 분들에게 본방사수를 부탁했는데 나중엔 몰아보기를 못해서 힘들었다는 핀잔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이 남긴 의미를 "공신력을 얻은 작품"이라 정의했다. 고준은 "제가 처음으로 작품 하면서 '이 작품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첫 작품인 것 같다. 수작과 좋은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오래 기다렸는데 '고준 너 무슨 작품 했어?' 물으면 이 작품을 답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백설공주'는 2%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안방극장 입소문에 힘입어 자체 최고 시청률 8.8%로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고준은 "사실 더 기대했다.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장애물들이 있더라. 올림픽도 있었고. 그렇지만 2%대로 시작해서 거의 4배가량 올라서 끝났으니 충분히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주변 지인들이 진심으로 재밌다고 하시더라. 가족이 팩폭(팩트폭력) 집안인데 이번엔 괜찮다고 하시더라. 진짜 별로면 별로라고 하는데. 특히 여동생이 정말 팩폭 스타일인데 저한테 해외에 있을 때 전화 와서 재밌다고 하더라. '이거 진짜구나' 느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실제 싱크로율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고정우(변요한 분) 역이 더 높다며 "요즘 세상에 시비가 자꾸 생기고 진실과 거짓이 맞서도 진실한 사람들이 억울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나. 저도 살면서 그런 일이 꽤 있었어서 저를 구원하고 싶은 느낌이 있었다. 저도 누군가 나를 구원해주길 바랬는데 노상철은 힘든 상황에 빠진 캐릭터에 손을 내미는 역할이라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제가 영향력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런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소망을 밝혔다.
고준은 '백설공주'가 스스로를 구한 작품이라고 칭하며 "제 작품을 보라고 말도 잘 못하는데 부끄럽지만 정말 자신 있었다. 수작을 만나고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염원, 그 첫 단추를 끼운 느낌이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참 설렌다.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더 좋은 역할 맡을 수 있게끔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와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