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ECM 분야에서 다시 달리고 있다. 큰 관심을 받았던 펩트론 유상증자를 주관한 데 이어, 지난 하이브의 4회차 전환사채(CB) 발행도 또다시 맡게 됐다.
다만 두 건 모두 '하이 리스크' 딜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쏠쏠한 수익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하이브가 발행한 3회차 CB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비율이 99.95%에 달한다. 하이브는 원금 4천억원 중 3천998억원을 조기상환 일인 오는 11월 5일까지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 하이브는 하반기부터 같은 규모의 CB를 발행해 차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왔다. 대형 증권사 간의 주관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CB 물량을 보유해왔던 미래에셋증권이 다시 한번 주관 업무를 맡게 됐다.
하이브의 핵심 아티스트인 BTS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시총을 끌어내린 만큼, 주가 회복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풋옵션 행사로 원금을 회수한 자금 역시 다시 한번 재투자에 나서 차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브 딜과 함께 펩트론의 유상증자를 주관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관련 기업인 펩트론은 실적 부진에 최대 주주의 블록딜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하기도 했다. 펩트론은 다음 달 중 청약을 진행하며,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을 맡은 물량은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479억원 수준이다.
이번 딜이 잘 해결되어야 미래에셋증권 IB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안팎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지난 2021년 고유자금 1천500억원을 태워 하이브의 3회차 CB 딜을 따냈는데, 결국 수익을 거두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자율이 0%였기에, 하이브에 무이자로 차입을 해줘 온 셈이 됐다.
고유자금을 활용한 IB부서의 투자 및 영업 방식을 바라보는 회사 내부의 시선도 부담이다. 지난 2022년 CJ CGV 영구채 미매각 사태에 2천억원을 떠안았던 미래에셋증권 IB부문은 평가손실에 시달렸고,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도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회사 전체의 수익성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빅딜에서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IB 사령탑이었던 최현만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회사 전반을 이끌었던 강력한 IB 리더십도 희미해졌다. 여기에 그룹의 방향성이 자산관리(WM)에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일감이 줄자 IB인력은 미래에셋증권을 떠나기 시작했다. 올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의 인력을 빨아들였으며, IB 부문을 강화하려는 중소형사에서도 미래에셋에 몸담은 임직원에 여러차례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GV 딜의 역풍으로 미래에셋 내부 기업금융 분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한동안 이어져 왔다"며 "올해 중 이어진 인력 이탈에 더불어 그룹의 정체성에서 IB가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에서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딜이 잘 마무리가 되어야 IB 조직의 사기가 다시 한번 올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naver.me/xucuIBw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