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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DNA러버'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사주나 MBTI에 관심이 많다. DNA가 사주나 MBTI와 연결되어 읽히는 느낌이었다. 사주와 MBTI에도 바람둥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DNA라는 개념을 대입했을 때도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애니메이션처럼 생동감 있게 읽혔고, 저에게 도전이 되는 캐릭터라서 끌렸다. 오랜만에 작품에 참여하는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도전 욕구가 생겼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나 스스로에게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DNA러버'는 본인에게 어려운 작품이었나.
▶'한공주' 등 어려운 작품을 많이 맡았다. 당시 다른 작품에서도 어두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는데, '맨몸의 소방관', '마녀 보감' 같은 밝지 않은 역할들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저 자신과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이번 작품은 내게 터닝 포인트가 되었고, 배우로서 항상 선택받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터닝 포인트를 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앞서 나에게 주어진 이미지대로 작품에 임한다고 이야기했는데 'DNA 러버'에서 소진 역할이 주어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금까지 보여드린 적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었다. '못해내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동시에 '이건 꼭 해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소진 캐릭터는 엉뚱하고 극단적인 면이 있지만, 사랑을 찾고 싶은 욕망과 아버지를 잃어버린 아픔을 연결하며 표현했다. 캐릭터의 표현 방식이 걱정스러웠지만,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약 2년 만에 긴 호흡의 작품에 참여했는데,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2년 동안 작품이 자주 무산되었고, 그 시기에 맞는 역할들은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들이 많았다. 이러한 역할들이 저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그 틀을 깨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품이 엎어지는 과정을 겪으며, 배우로서의 미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인가?'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그때까지 머물렀던 곳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와 재미있는 도전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소진 역할을 읽었을 때, 그 글의 경쾌함과 흥미로운 소재에 매료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2년 만에 새로운 기준점을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진 역할이 '너드' 설정이었는데, 캐릭터 스타일링에 대해 직접 의견을 낸 게 있다면.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기 전에 핀터레스트에 맡은 역할에 대한 스타일링, 메이크업 영감 사진을 저장해서 보여드리는 습관이 있었다. 처음 제안했던 헤어 스타일은 (영화)'아멜리에' 머리 스타일이었다. 곱슬도 없었고 뾰족한 스타일이었다. 작가님이 곱슬머리 우성 유전자를 가진 캐릭터로 설정하고 싶어하셔서, 결과적으로 소진의 스타일이 완성됐다. '한공주' 때와 '소진' 때 모두 먼저 머리 자르겠다고 제안했던 작품이다.
-방송 후 본인의 모습에 만족했나.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느꼈지만, 스스로는 후련했다. 오랜만에 단발로 변신하면서 소진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다음 작품을 만들 때 호불호를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MBTI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과몰입보다는 MBTI를 통해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른 배우들에게도 자연스럽게 MBTI를 물어보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소진의 성향과 맞닿아 있을 수 있는데, 사람의 관심사에 따라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