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특권'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 위원장이 국회에서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를 따로 만난 것을 두고 '국회의원 갑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는 최 위원장의 '특권 발동' 논란 등을 두고 거센 공방이 이어지다 파행을 겪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과방위 국감에서 "(최민희) 위원장께서 뉴진스 사생팬이신 것 같은데 가서 사진 찍고 그러는 건 이해가 간다"며 "어떻게 뉴진스가 있는 그 방에 따로 가서 만나볼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상임위원장의) 특권을 발동해서 팬심으로 가서 (하니를 따로) 만난 것 아니냐"라며 "상임위 진행을 방기하고 특권을 발동해서 증인으로 나온 연예인을 만난 것 아니냐. 팬들이 알면 난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실제 이날 오후 과방위가 속개된 이후 잠시 자리를 비웠다. 최 위원장의 부재 중 상임위 진행은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이 주재했고, 박 의원은 최 위원장이 해당 시간에 하니를 따로 만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어떻게 수석(전문위원)실에 있는 하니를 만나고 올 수 있느냐"고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최 위원장은 "만날 수 있죠"라고 말한 뒤 "내가 이거(상임위) 진행하지 않고 뉴진스 만났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냐.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그런데 그게 뭐가 문제냐"라며 박 의원에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거짓말하게 놔두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문제를 계속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이건 회의 방해이고 거짓 사실로 위원장을 모독한 것"이라며 "내가 만나겠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 구차스러워서 얘기 안 하는데 나는 콜을 받고 나간 것뿐"이라고 맞받았다.
최 위원장은 "확실한 건 저는 2시에 들어와 회의를 주재했고 그 사실만 확인하면 된다. 나머지는 제가 얘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생활"이라며 박 의원에게 "책임을 지라"고 쏘아붙였다.
과방위 국감이 파행되자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위원장의 '갑질'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연예인 방송출연 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을 보좌진이 환경노동위원장실에 전달했고,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으나 국감 속개 시간이 다 되어 면담을 진행하지 못하고 인사만 나눈 뒤(13시57분경) 위원장실로 복귀해 과방위 국감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위원장석을 잠시 이석(14시41분)한 것을 두고 이때 하니씨를 만나고 온 것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 시간에는 이미 하니씨가 환노위 회의실에 출석(14시32분)해있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최 위원장의 입장문이 나온 뒤 박 의원은 재차 반박에 나섰다. 최 위원장이 하니와 따로 인사를 나눈 것 자체가 국회의원의 '특권'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본질은 국회에 직장 내 갑질을 고발하러 나온 뉴진스 멤버를 최 위원장이 특권을 이용해 상임위 대기실로 가 별도로 만나고 왔다는 점"이라며 "하니는 증언 전후에 눈물까지 흘렸다는데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사생팬으로 팬심을 채우는 무대로 활용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정회 도중에 만났다는 건데, 정회도 상임위가 열려 있는 시간"이라면서 "특권적 행동이 질의를 통해 적발된 만큼 비난 여론이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24분쯤 하니가 환노위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을 위해 국회에 도착할 때도 하니의 국회 방문 모습을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두에 올랐다. 최 위원장은 국회 본청 앞에서 카메라를 켠 상태로 쪼그려 앉아 하니를 기다리고 있다가 하니가 차량에서 내려 걸어오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 위원장의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올리면서 "하니 말고 미니(민희) 위원장님. 이러고 사진 찍지 마시고 가서 과방위 상임위 준비하세요. 한숨 나오네 진짜"라고 꼬집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의원실 직원까지 대동한 미니의 하니 팬덤일에 그만 머리를 탁 친다"며 "대한민국 보좌진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고 지적했다.
뉴데일리 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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