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자신이 겪은 하이브 내 '사내 따돌림'에 대한 증언을 위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중견 연예인이 국회에 출석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어린 아이돌 멤버가 직접 나와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사이의 충돌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불상사다.
뉴진스 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방 의장 등 하이브 경영진을 국감 증인에 넣어달라"는 내용의 팩스를 보내고 있다. 뉴진스 팬 공식모임인 '팀 버니즈'는 지난 10일 김주영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홍보담당자들을 고발했다. 이들이 뉴진스의 정상적인 활동을 막고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방 의장은 지난 8월 공개된 외국 유튜브 채널에서 아프리카BJ '과즙세연', 그리고 그녀가 친언니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셋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우연히 포착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양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유튜브에서 포착된 장면은 일종의 '밈'처럼 조롱거리로도 쓰이고 있다. 하이브에겐 치명적 위협이고 경영상의 리스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모습은 방탄소년단(BTS)과 하이브를 이끄는 그의 직분에 어울리지 않는다. 보도되진 않았지만 수년 전에도 방 의장은 동남아의 한 관광지에서 목격됐다.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퍼졌고 난리가 났었다. 이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수년 전에 비해 하이브가 훨씬 더 커졌고 방 의장의 영향력이 더 세졌고 뉴진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과즙세연 사건이 더 크게 보도됐을 뿐이다.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고 K-팝을 대표하는 BTS를 키운 방 의장은 자신의 현 위치에 대해 자각해야 한다. '사생활인데 어떠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BTS는 물론이고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생활'은 엄격히 관리된다. 그 이유는 '사생활 이슈'가 산업적으로도 큰 마이너스가 된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방 의장이 사생활과 관련해 좋지 않은 일에 휘말리면 협박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자유로운 사생활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방 의장이 이런 상황에 놓이길 바라는 이는 적어도 우리 국민 중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이브를 상징하는 인물이 무너진다면 하이브는 물론이고 BTS도 어려워질 수 있다. K-팝 혹은 한류는 BTS와 하이브 덕을 많이 봤다. 세계 곳곳의 팬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어로 노래한다. K-팝은 물론이고 K-콘텐츠 전체가 수혜를 입은게 사실이다. 국민 모두가 어느 정도 직간접적인 혜택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사생활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BTS를 낳은 아버지인 방 의장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쳐져야할지에 대해선 깊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그의 아티스트적 성과와 사업가적 성취를 모두 존중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길 기원한다. 자유로운 사생활을 통해 그의 아티스트적 성과가 계속될 수 있다면, 차라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도 방법이다. 이제 하이브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오너 리스크'에 대해 방 의장도 함께 걱정해 주길 바란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https://naver.me/G4W3b8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