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민 전 대표는 "지금은 프로듀서도 대표이사도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그전에 기획하고 진행하던 실무는 계속하고 있다. 손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멤버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등 일은 실제로 하고 있으나, 다음 스텝에 대한 것이 붕 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뉴진스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모른다. 내가 점쟁이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그냥 운명에 맡길 뿐"이라고 답했다. 민 전 대표는 "내년 월드 투어부터 시작해 연초에 이미 정규앨범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닥칠 줄 누가 알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인터뷰 중간에는 하이브 이슈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멤버 하니도 언급했다. 그는 "하니의 엄마가 지금 서울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서울에 있는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며 "누군가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어도어가 대표이사직 복귀 대신 5년간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맡아달라고 제안한데 대해서는 "나한테 배임이라는 죄명을 씌웠으면서 프로듀서 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K팝의 새로운 물결,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레이블을 만들고 싶었다. (하이브가) 그것을 같이 만들자고 했기 때문에 많은 선택지 중 골라서 온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보장되지 않았으면 입사 자체를 안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권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선 "SM엔터테인먼트에 있을 때는 제작에 한정된 일을 맡았기 때문에, 창작자로 여러 딜레마를 겪었다"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워놓은 계획대로 가려면 제작과 투자, 혹은 경영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비용을 어떻게 쓰고 절감하고 하느냐에 따라 효율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부연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내 인생만 걸린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모두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지난하다 하더라도 결국엔 사필귀정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 전 대표의 이번 인터뷰에 대해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교체된 것은 대표이사로서의 부적격한 이유가 다수 밝혀졌기 때문"이라며 "대표이사 연임 문제는 경영진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이며, 현재 관련 심리가 진행 중이므로 언급이 어려운 점을 양해바란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했다. 민 전 대표는 부당하다며 재선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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