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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이 세계적으로 위상을 얻으면서 아이돌 관련 2차 창작물 팬픽션(fan fiction. 이하 팬픽)도 소비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많은 창작물들이 포스타입, 티스토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고 있으며 일부 창작자의 경우 이러한 창작물을 통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일간스포츠는 최근 포스타입을 통해 그룹 라이즈 팬픽 소설을 작성해 온 작가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는 A씨는 “서브컬처를 굉장히 일찍 접했다. 당시 소위 인터넷 소설이라고 부르는 것도 자주 읽었다. ‘나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중학생 때부터 글을 노트에 끄적였던 것 같다. 1차 창작부터 2차 창작까지 다양하게 했다. 주변 친구들과 돌려보기만 하다가 ‘남에게 공개하면 어떨까’ 생각한 것은 최근”이라고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던 A씨는 라이즈 멤버 원빈을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애정을 갖게 됐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A씨는 “해당 멤버에게 관심이 생겨서 좋아하다가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고 다른 멤버와의 관계성이 신경이 쓰였다. 두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서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글로 풀어가다 보니 더 마음이 깊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포스타입이라는 플랫폼이 나오고 2023년에 소설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외부에 처음 글을 공개했다”며 “평소 하던 것처럼 글을 올린 것인데 라이즈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수요가 많았던 것 같다. 제가 글로 작성할 때 주인공으로 삼은 멤버 조합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서로 공유하고 홍보해주면서 읽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료로 게시한 글은 외전 1편이었고 금액은 100원이라는 소액으로 설정했어요. 해당 게시물로 70만 원 정도 수익을 낸 것 같아요. 인기 순으로 정렬했을 때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주변 지인 같은 경우에는 포스타입 유료 공개뿐 아니라 오프라인 소장본 책까지 내면서 몇백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고 들었어요.”
취미로 쓰기 시작한 글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 없다고 말한 A씨는 “한 번도 작업물을 공개해본 적이 없었다. 평소에 창작물을 공개하는 습관이 있었다면 더 기분 좋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갑작스럽게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얼떨떨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렇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현상에는 팬들의 저작권 의식이 올라간 것도 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옛날에는 사람들의 저작권 의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당시에 인터넷 소설로 떠돌던 텍스트 파일은 쉽게 무료로 공유됐다. 원작자가 공유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파일이 공유되는 상황도 많았다. 창작자와 창작물이 분리됐던 것”이라며 “포스타입 같은 플랫폼이 생기면서 창작자가 창작물을 관리하고 보관하고 보호할 수 있는 매체가 생기게 됐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거든요. 과연 제가 ‘작가님’ 소리를 들어도 되는 사람인가 아직도 생각해요. 작가라고 불리는 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플랫폼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어요.”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