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4%, 해리스 45%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5일)가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앞서고 있다는 유력 매체들의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지난 8월 이래 두 사람은 1~2%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을 벌여왔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분석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관망하던 다수의 미 언론도 “트럼프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자체 선거 결과 예측 모델을 통해 트럼프가 전체 선거인단(총 538명) 중 과반(過半)인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62명 확보에 그친 해리스에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대선은 주(州)별 승자가 인구에 따라 할당된 선거인단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며 과반인 270명 이상을 가져가는 후보가 이긴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 확률을 54%, 해리스는 45%로 봤다. 이 모델에서 트럼프가 해리스에게 이긴다는 결과가 나온 건 지난 8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컬럼비아대와 함께 선거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주별 여론조사를 종합한 뒤 지역 내 경제 통계와 인구 구성 및 성향, 과거 선거 결과 등 여러 지표를 대입한 뒤 보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자체 당선 가능성을 산출한다. 이코노미스트의 전국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49%로 트럼프(47%)를 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주별로 선거인단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승패가 갈리는 미국 대선에서 전국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 이코노미스트 분석에서 트럼프는 일곱 개 경합주 중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 등 5곳에서 해리스를 제쳤다. 해리스는 미시간과 네바다 두 곳에서만 트럼프를 앞섰다.
의회 전문 매체 더 힐과 선거 전문 업체 디시전 데스크 HQ가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이날 자체적으로 내놓은 전망에서도 트럼프의 당선 확률(52%)은 해리스(48%)를 앞섰다. 이 조사 역시 지난달 중순까지 해리스의 승리 가능성이 55%라며 트럼프(45%)보다 10%포인트 앞선다고 집계했지만 최근 판세가 뒤집힌 것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라틴계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빠진 것이 해리스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USA투데이가 서퍽대와 함께 지난 14~18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라틴계 유권자는 49%였다. 해리스를 지지하는 라틴계 비중은 38%로, 트럼프에게 11%포인트 밀렸다.
흑인 유권자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72%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17%)보다 55%포인트 앞섰지만, 민주당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고물가·고금리 등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상황이 민심 이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