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에 대한 비방 내용이 다수 담긴 것으로 파악된 하이브 임원 열람용 보고서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 및 대응 방침도 적시돼 있었다.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 컴퍼니가 발행하는 위버스 매거진 편집장 A씨가 작성한 ‘주간 음악산업리포트’에는 해당 날짜별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자사 및 타사 아이돌과 관련한 이슈가 분석 형태로 정리돼 있다.
해당 문건은 정보 보고 형식으로 작성됐으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 임원들에게 메일로 배포됐다.
특히 각 온라인 커뮤니티 별 소속사별 팬덤에 대한 분석이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과 관련한 팬 창작물을 언급하며 “이런 식의 과몰입, 유사연애 형식의 덕질 자체가 좀 올드한 방식의 덕질이고 거기에 되게 머물러 있는 게 SM 팬덤의 본질이다 싶었다”며 “촌스러운 세계관이 결국 다른 멤버, 다른 팀을 대하는 태도에서 고스란히 반영돼 ‘그 팬덤’이라는 멸칭을 듣는 지경에 이른 듯”이라고 평했다.
이외에도 “그룹 ○○○ 케이스에 얹어서 나오는 말로는 ○○○○ 같은 여초카페에 ○○○○○ 스태프들이 상주하면서 덕질 기강 잡은 일도 있었다고”라며 “20-30대 여성에게 실제 인기 있는 팀으로 꾸준히 포지셔닝 한 것이 여초발 반응 덕분이었는데 여기에 회사 인력이 직접 개입을 했었다는 주장”이라고 보고했다. 또 “○○○○○에 대한 네거티브 게시물에는 찾아가서 난리를 피우고 다른 보이그룹들 비방하는 걸 주도하고 했다는데 아이돌판에서 ○○○○가 불가촉집단이라 소문이 덜났었나 싶었다”고 분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 멤버를 언급하며 이 멤버가 읽은 책이 “남초에서 ‘페미서적’이라고 어그로를 끄는 글이 제법 있었다는 소식”이라고 전하며 “팀이 잘 안 될 때 ○○이 페미코인 타려다가 팀길했다는 식의 어그로로 좀 이용될 수 있겠다 싶다”고 했다.
이외에도 해당 보고서는 자사 아이돌의 바이럴 마케팅 방향도 제시했다. 타 연예기획사 소속 그룹의 흡연 논란을 두고 “○○○ 안에서만 벌써 몇 명째 흡연으로 논란으로 생기고 있는데 연습실이나 자컨(자체 컨텐츠)에서 이런 문제를 걸러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싶고”라며 하이브 자사 아이돌 그룹 멤버인 “○○이 야외 그것도 흡연구역에서 담배 핀 파파라치 컷으로도 천하의 무법자인 것처럼 난리를 부리던 커뮤니티들이 버젓이 실내흡연하는 장면이 나온 자컨을 보고도 대강 넘어가는 게 징그럽도록 패턴이다 싶음”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하이브 소속 그룹 ○○○ 멤버가 출연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공개를 두고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아직 반응이 딱히 잡히는 것이 없다”며 “하지만 너무 늦지 않게 쇼츠든 블로그 일기 형식이든 외부에 어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이럴용 홍보 콘텐츠를 더 내보내야 하기는 하겠음”이라고 권유했다.
또 다른 ○○○ 멤버 ○○를 두고는 “얼굴에 검댕 묻히고 있는 사진으로 유명한 몰티즈 사진과 비교 붙일 수 있는 사진 있으면 멤버들마다 어울리는 강아지 종을 정해주거나 하면서 여초·로우틴에 있는 이슈로 접근하면 좋겠다 싶음”이라고 권했다.
하이브 소속 그룹 ○○○○에 대해서는“외모, 무대, 실력, 비전 등 측면에서 지금도 입덕에 늦지 않았다는 정도의 시그널로 바이럴 돌리면서 국내 유입 끌어갈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싶은 분위기”라며 마케팅의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자사 또 다른 그룹 ○○○의 태국 공연을 두고서는 “태국인 슈퍼스타 중에서도 탑티어가 하는 곳”이라며 “베뉴 정리만으로도 어느 정도 바이럴 돌릴 의미가 있는 정보가 아닐까 싶기는 함”이라고 했다.
자사 소속 그룹 ○○○○○ 멤버 ○과 관련해서는 “○○에서 비판하는 글이 ‘’에 올라갔고 천플이 넘었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었다”며 “○ 앨범 반응이 애매해서 이 정도지 ○○이었으면 큰 논란이 됐을 뻔 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문건 일부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했다.
특히 타 연예기획사 소속 그룹에 대해 외모 비하적 내용이나 실력 부족 등을 거론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세간의 비판을 샀다.
이를 두고 국감 현장에서 이를 지켜 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표현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하이브 CCO(최고운영책임자) 겸 빌리프랩 대표는 “해당 문건이 하이브 내부에서 작성된 것은 맞지만 하이브의 의견이 아닌 단순 모니터링 자료를 담은 것”이라며 “해당 보고서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하이브는 이날 입장을 내고 “해당 보고서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 팬들의 긍정적 평가도 포함돼 있다”며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국감 도중 배포된 해당 입장을 두고 문체위 위원들이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했고 하이브는 해당 입장을 삭제했다. 김 대표 또한 “언론 문의에 신속히 답변하고 올바르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입장을 올린 것이고 국회를 경시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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