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이 문건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물이 아니라 '임원 열람용' 보고서였다는 점이다.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을 거느린 멀티 레이블 체제를 표방하지만, 실상 중요한 결정은 임원 회의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경직된 의사 결정 구조와 낮은 자율성에 실망하여 하이브를 떠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살펴보면 '음악 산업 리포트'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문서를 작성한 것도, 이를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임원들이 진지하게 열람하고 지금까지 보관해 놓은 것도 가관이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그동안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획사에 근무한 지난 경험을 떠올려 봐도 저런 형식의 문건을 작성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라며 "신곡이 발표되거나 신인이 데뷔하면 현재 여론이 이렇다 정도의 구두 보고는 해도 문서화를 해 놓지는 않는다"고 이번 하이브 문건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미 하이브는 민희진, 뉴진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아이돌 팬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아티스트는 좋은데 하이브 소속이라서 좋아할 수가 없다'는 매우 위험한 목소리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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