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 완전체 이르면 내년 복귀...매출 3조 가능성 거론
국내 대형 증권사 ‘미래에셋증권’이 하이브 전환사채(CB)를 인수하자마자 물량 3분의 1 이상을 셀다운(재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복수의 증권사들은 ‘방탄소년단’(BTS)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복귀하면, 하이브 매출은 3조원을 넘기고 회사 주가 또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보유 중인 하이브 CB 3900억원 중 1330억원을 셀다운했다. 4거래일 동안 전체 물량의 약 34%를 판매한 것이다.
하이브는 지난 17일 4000억원 규모의 제4회차 CB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CB 발행 주관을 맡아 이 중 3900억원을 일단 자기자본(PI)으로 인수한 뒤, 전량을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에게 재매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이브와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CB를 사모채권의 한계치인 49조각(쿼터)으로 쪼갰다. 쿼터 당 금액은 10억원부터 500억원까지 다양하다. 사모채권은 50인 미만의 특정 투자자를 정한 뒤 상품을 발행하는 형태다.
CB 조건 자체는 투자자보다 발행사(하이브)에 유리하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준주가에 20% 웃돈을 붙였다. 이에 따라 CB 전환가액은 주당 21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또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제외하고, 표면과 만기이자율을 모두 0%로 정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대신 하이브는 추후 CB를 미리 정한 가격에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포기했다. 투자자들은 고정적인 이자수익을 받을 수 없지만, 대신 주식으로 전환해 얻게 될 시세차익은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셈이다.
CB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하이브 주가가 수 년 내 크게 오를 것으로 판단, 다소 불리한 조건에도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내년 10월이 되면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후 하이브 주가가 전환가액(21만8000원)을 넘기면, 주식을 전환해 매도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2027년 8월부터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원금은 보존할 수 있다. 하이브의 전거래일(30일) 종가는 주당 19만2300원으로, 이미 CB를 발행할 당시 기준주가보다 약 6% 높다.
하이브 핵심 아티스트인 BTS 멤버 전원은 내년 상반기 군 복무를 마치고, 이르면 하반기께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BTS는 올해로 데뷔 11년을 맞지만, 여전히 대규모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올 1~3분기 BTS의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횟수는 무려 131억회에 달한다. 또 멤버인 제이홉·RM·슈가·지민은 과거에 제작한 개별 앨범을 올해 발매, 군 복무 중임에도 실물·가상 총합 225만장(3분기 누적)을 판매했다.
하이브에 소속된 저연차 멤버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데뷔 4년차 보이그룹 ‘엔하이픈’은 올 하반기 정규·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해 317만장(3분기 누적)을 판매했다. 데뷔 2년차인 남성 아이돌 ‘보이넥스트도어’는 올해 미니 2·3집을 출시, 173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데뷔한 투어스·아일릿·캣츠아이도 이미 탄탄한 팬덤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내년엔 두 팀 이상이 새로 데뷔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하이브의 연결기준 매출 컨센서스를 2026년 3조909억원으로 책정, 3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의 지난해 매출보다 42% 늘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딜이라 정확한 현황을 공개할 순 없지만, 하이브 CB 셀다운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고 이미 물량의 상당액은 성공적으로 매각한 상태”라며 “하이브에 예정된 여러 호재가 있어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톱 김태호 기자 theo@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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