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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티빙 주요 주주인 KT가 아직 합병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반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5일 열린 ‘지니 TV 셋톱박스 4’ 간담회에서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본부장(전무)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반대하냐는 질문에 “반대가 아니라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봐야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4%를 보유 중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ENA 채널과 IPTV 서비스인 지니 TV를 통해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를 공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OTT의 시장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1위 입지를 지키고 있는 KT가 자사의 IPTV 사업이 받을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가 찬성 의견을 낼 경우 티빙과 웨이브는 즉시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420억원,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측의 재무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합병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여론 또한 합병에 호의적이다. KT도 쉽사리 반대 카드를 내밀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본계약을 체결하면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합병을 실시하게 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합병 법인이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OTT 월 사용자(MAU) 787만명의 티빙과 427만명의 웨이브는 단순 합산 1214만명을 기록해 넷플릭스(1167만명)를 소폭 상회한다. 글로벌 최대 OTT인 넷플릭스와 국내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고 있었던 만큼 토종 OTT가 고전하고 있는 해외 진출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워낙 규모가 큰 ‘빅딜’이라 기대만큼 시너지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상파 콘텐츠 독점 공급은 웨이브의 강력한 무기지만 최근 넷플릭스가 지상파 3사에게 유리한 콘텐츠 공급 조건을 내거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가 웨이브 외 타 플랫폼에도 공급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넷플릭스가 자본력을 앞세워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합병 OTT가 그만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야만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