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인지 원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학생 두 명을 죽인 민수 아빠랑 병원 원장은 법의 심판에 맡기지 않고 죽여버린 거 좋았음 십 년 동안 계속 그런 식으로 살아온 거 자체가 앞으로도 갱생의 여지가 없어보였고 당연히 정우한테 사과도 안 했을 거라서 똑같이 죽음으로 되갚아 준 게 오히려 속 시원했음
그리고 자기가 저지른 짓 다 인정하고 정우한테 유일하게 사과한 게 보영이 아빠라는 것도 참 ㅠㅠ다른 가해자들은 평상시엔 멀쩡한 사람꼴처럼 보여도 끝끝내 반성 안 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보영 아빠는 가정폭력 가해자고 딸 죽음으로 합의금 장사한 쓰레기지만 마지막 인간성은 살아있다는 거도 묘함....
또 형사과장도 첨엔 당시 정우 수사에서 이상한 거 느꼈어도 일부러 범인 몰이하고 본인 수사 잘못 인정 안 하려는 빌런인 줄만 알았는데 범인 몰이 하는 과정에서 자의적으로 흐린 눈 한 게 아니라 서장의 가스라이팅 때문이었고 그걸 깨닫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인상 깊었음
보영이 아빠나 형사과장이나 이들이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아니라 다면적인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해줬다는 뜻임 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그런 거...
그리고 건오수오 형제.....피해자들이랑 정우네 가족 제외하면 이 형제들이 왜 이렇게 가슴 아픈지 모르겠음 피해자 행세하면서 정우 엄마 괴롭힌 마을 사람들과 달리 십 년 동안 각각 보영이 유품과 다은이 시체를 끌어안고 산 건오수오 생각하면 착한 사람이 착하게 살기에 너무 힘든 세상인 것 같음
내가 좀 다른 결로 안타까웠던 건 예영실 의원...물론 이 캐릭터도 악인 맞음 남편 잘못한 거 눈감고 사건 덮는 데 일조했음 근데 내가 안타까운 부분은 예영실 의원이 남편일에만 비정상적으로 굴었고 의원으로서는 꽤 괜찮아보였다는 거임 남편 일에 저렇게 굴고 살인교사를 지시할 정도의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 다른 일에선 공정하게 처리하겠느냐 라고 반박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예영실이 병원 원장과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남편이 다은이를 죽였을 때 바로 이혼했으면 예영실의 정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궁금하긴 함
어느 순간부터 무거운 드라마 보면 마음이 힘들어져서 일부러 안 봤는데 그럼에도 이 드라마 본 건 잘한 선택인 것 같음 사건 자체는 고구마지만 정우와 노상철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사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잘 풀리는 편이라 너무 답답하지도 않고 또 적당히 희망적이기도 해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