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 최현석 셰프를 송재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최현석 셰프,
그의 도전적 요리들은 안성재 심사위원의 미묘한 심사평과 함께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현석 / 셰프 : (탈락 미션 심사 당시) '어, 맛있는데 왜 싸하지?' 이런 느낌이 들었죠. 저는 선배인데 (안성재 심사위원은) 후배기도 하고,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셰프인데 저는 엄청나게 특이한 도전을 하는 셰프니까 '혐관(혐오관계)'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사람들이….]
[흑백요리사]를 통해 '내가 재밌는 요리를 하자'는 신념에 더욱 단단한 확신이 생겼다는데,
사실 최현석 셰프라고 처음부터 도전의식이 넘쳤던 건 아니었습니다.
호텔 주방장 아버지, 한식 요리사 어머니, 양식 요리사 형을 따라 물 흐르듯 접어든 요리의 길,
[최현석 / 셰프 : 서로 다르니까 요리에 대한 옥신각신 이런 게 있던 것 같아요. '넌 돈가스 튀겨', '넌 요리하지 마', 이렇게 서로 티격태격했던 거 같아요.]
긍지는 있지만, 직장인에 가까웠던 그에게 '요리인'으로서 목표를 불어넣은 건 주방장이 된 뒤 받아든 한 손님의 평가였습니다.
[최현석 / 셰프 : (손님의 평가가) 정말 맛있는데, 스승님이 운영하던 식당과 너무 똑같다…. 내 제자들이 생겼는데 스승님의 그늘에서 계속 있으면 안 되겠다, 그럼 내가 뭘 하면 좋을까? 저는 남들하고 좀 다른 걸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 나는 창작 요리를 만들자, 세상에 없는 걸 만들자….]
그때부터 미친 듯이 새 요리를 개발하다 보니 '크레이지 셰프'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최현석 / 셰프 : 어떤 요리는 정통을 계승하는 요리, 어떤 요리는 사람들을 편하게 재밌게 해줄 수 있는 요리, 이런 것들이 같이 있어야 이 판이 굉장히 발전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맡은 역할이 여기에 박힌 톱니바퀴예요. 그거 빠지면 다 멈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해야 해요. 계속….]
새로운 요리 방식에 따라붙는 삐딱한 시선들을 뚫고 쌓아온 최현석만의 조리법만 어느덧 수만 개.
[최현석 / 셰프 : 한정된 시간에 어떤 맛이나 어떤 질감을 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거든요. 그냥 저는 요리하는 건데 사람들이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분자 요리는 요란하다'….]
조리법을 소개하는 방송 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텔레비전 속 최현석과, 셰프 최현석 사이 정체성의 혼란이 스스로를 파고들기도 했는데,
흔들리는 '사람 최현석'을 다잡아준 건 방송에 나온 요리를 먹으러 오기 위해 건강 회복에 힘을 썼다는 팬의 한마디였습니다.
[최현석 / 셰프 : 셰프들이 그런 게 있거든요. 특히 파인 다이닝 셰프들이 방송을 나가면 뭔가 세속적이 되거나 내가 상업화되거나 이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어떤 일이든 당당하게 열심히 하면 그걸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재밌는 문화가 많은 대한민국에 요리계가 재밌다는 걸 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군데 고이는 법 없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변화해온 셰프 최현석, 그래서일까요?
요리 인생 30년을 맞은 그의 청사진에서는 9년 전과는 또 다른 따뜻함이 묻어났습니다.
[최현석 / 셰프 (9년 전 YTN 출연 당시) : 전 세계 미식 도시라고 할만한 곳에 탁탁탁, 제 레스토랑을 꽂아넣는 게 목적이고요.]
[최현석 / 셰프 : 멋진 셰프들이 다 알려놔서 제가 그걸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웃음) 저는 스펙타클한 엄청난 대작 말고 감동 있는 코미디 영화 보는 느낌으로 많은 분들이, 예전처럼 미식으로 평가받고 알리고 이런 거보단, 많은 분들이 '어? 파인다이닝 왜 이렇게 재밌지, 편하지?' (하면서)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YTN 송재인(songji10@ytn.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52/0002111473?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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