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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시린 가을을 견디고 있다.
10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들 대형 연예기획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모두 감소했다.
하이브가 공시한 3분기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4% 줄어든 수치다. SM 또한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73.6% 감소한 1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12억원을 올렸던 YG는 올해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기획사들은 올림픽 기간 가수들의 활동이 저조했던 점과 신인 가수 활동에 큰 비용이 투입된 것을 부진한 실적 원인으로 꼽는다.
이경준 하이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5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피해 앨범 발매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매출을 부문별로 살펴봐도 음반·음원, 공연 등이 포함된 직접참여형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전체 직접참여형 매출이 3천230억원으로 18.8% 감소한 가운데 음반·음원과 공연 분야 매출이 각각 18.8%, 1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SM은 영국 현지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와 관련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투입된 비용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YG 역시 베이비몬스터, 트레저 등 저년차 아티스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YG는 "저년차 IP(지식재산)에 대한 투자성 경비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며 내년부터는 빠르게 투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에는 7월 말∼8월 초 열린 파리 올림픽으로 인해 K팝 시장에 관심이 줄어들며 업계 전반의 음원 성적이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8월 써클차트 1∼400위 음원 이용량은 전월 대비 7.9%,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신곡 발매도 뜸한 경향을 보였다. 8월 발매된 신곡은 9곡으로, 지난해 21곡이 발표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발매된 신곡이 차트 20위 안쪽으로 진입한 경우도 없었다.
김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K팝은 신곡 위주 시장이어서 신곡이 계속 나와야 수요가 일어나는 현상이 강하다"며 "반면 신곡이 나오지 않으면 음원 이용량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기획사들은 간판 아티스트들의 복귀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진이 이달 솔로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세븐틴이 지난달 컴백한 뒤 새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최근 새 미니음반을 발표했고, 엔하이픈도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으로 컴백을 앞뒀다.
SM은 에스파가 지난달 미니음반으로 컴백했고, NCT 드림은 4분기 정규 앨범 발매와 콘서트 개최를 발표했다.
YG는 베이비몬스터가 이달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데 이어 재결합한 투애니원이 아시아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는 본격적인 반등을 꾀하는 시점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돌아오는 내년 이후로 예측한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6월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면 복귀를 준비할 계획이며, YG도 내년 중으로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을 예정하고 있다.
SM 역시 창립 30주년을 맞아 신인 걸그룹을 선보이고 소속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복귀가 낙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활동을 재개하면 다시금 K팝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음반 시장이 잘될 때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앞에서 끌어주던 때였다"며 "해외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K팝 그룹의 존재는 전반적인 K팝 시장 인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복귀는 다른 K팝 그룹의 해외 활동까지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