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팬들이 고대하던 작품이다. 얄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동재에게 '망하지마. 망할 X아'라고 외치던 팬들의 염원이 담겼다. 묘한 매력의 동재가 어디선가 잘 살아가고 있을 모습을 기대하는 마음을 충족시켰다.
기대와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준혁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동재는 이준혁이 아니고선 탄생할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 동재가 시청자의 마음에 노크하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이준혁의 미모와 연기가 함께 있었던 덕분이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준혁의 동재는 기대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졌고, 용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용으로 끝나 '용두용미'라는 평을 받았다. 이준혁을 필두로 박성웅, 현봉식 등 배우들의 팀워크가 빛나며 훌륭한 캐릭터 플레이가 완성됐다.
그런데도 이준혁은 사실 "동재를 다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이준혁은 "같은 배역을 다시 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다양하게 역할을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원하시면 해야되나'하며 한 거다. 팬분들이 설득해준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도 이상하다. '애를 가지고 누가 봐?'라는 생각이 많았다. 마니아층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것이고"라고 했다.
처음엔 거부했지만, 운명처럼 다가왔다. 작품 제작과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환호를 보낸 팬들에게 힘을 얻었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지금의 '좋거나 나쁜 동재'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준혁은 "아이디어 회의를 함께 했다. 그렇게 되면서, 재미있더라"며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본도 세 번 정도 다시 쓰여졌다. 이수연 작가님도 뒤늦게 합류했다. 정말 감사하다. (제작진과) 엄청난 전우애가 생겼다. 촬영 과정에서도 엄청 회의를 하며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동재는 이준혁과 닮아있다. 동재가 '비밀의 숲'의 감초에서 '좋거나 나쁜 동재'의 주인공으로 성장했듯, 이준혁 또한 어느샌가 시청자의 마음에서 큰 자리를 차지한 배우 중 하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