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글로벌 지속가능성 표준 제정 기관인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ility)에서 하이브가 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불일치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한국경영인증원(KMR) 인증을 받아 2022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는데, 이 인증에 대한 재검증 조사에 들어간 것. 현재 어카운터빌리티는 한국경영인증원에 보고서 불일치 내용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하이브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한국경영인증원의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어카운터빌리티, 하이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조사
하이브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검증 받았다고 명시했는데, 여기에 적용된 검증 기준이 어카운터빌리티에서 제시한 것이다. 지난 6월 28일 하이브는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공시했다.
그런데 최근 어카운터빌리티에서 하이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불일치’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어카운터빌리티는 이해관계자로부터 하이브의 보고서에 잘못된 정보, 즉 불일치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받고 초기 조사를 진행한 후 인증기관인 한국경영인증원에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어카운터빌리티가 하이브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고 결론 낼 경우에는 오류에 대한 시정 조치와 함께 어카운터빌리티 인증 보고서 목록에서 보고서가 삭제된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인증원 관계자는 “최근 어카운터빌리티사에서 이해관계자를 대신해 우리에게 지속가능성보고서 일부 내용에 불일치가 있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어카운터빌리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기된 불일치 의심사항에 대해 담당 검증심사팀이 검증심사 과정과 결과물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는 의무 공시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고 해서 법적인 처벌을 받거나 감사 수준의 조사를 받는 건 아니다. 오류가 있다면 수정요청을 한 후 재공시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조치가 달라진다. 어카운터빌리티 보증 수준에 위배될 정도로 큰 사안이라면 검증 의견서를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침해 제보 프로세스 작동 안 했나…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어카운터빌리티가 하이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불일치가 있다고 의심하는 부분은 ‘인권경영’이다. 지난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에서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가 답변한 내용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재된 인권 침해 제보 프로세스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명시된 인권 침해 제보 프로세스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등 인권 침해 행위가 접수됐을 시 하이브 인권경영 담당팀에서 신고내용을 조사한 후 이에 대한 진행 상황과 결과 조치를 제보자에게 공유해야 한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뉴진스 멤버 하니 씨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어도어 대표 겸임)는 “최초 6월 13일 부모님으로부터 말씀을 전해 들었다. 그 말씀을 전해 듣고 사내 이사 중 한 명으로서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CCTV를 확인 요청했다. 지금 말씀하신 매니저분은 어도어 소속 매니저가 아니라 대표이사가 다른 회사 소속의 매니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레이블에 아티스트와 매니저분들에게 그러한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아쉽게도 현재 내부적으로 파악한 바로는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에게 “하이브의 최고인사책임자면 중재를 하려고 했는데 별도 레이블이어서 그 사람들(빌리프랩)이 응하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아티스트는 구성원이 아닌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는 “저희 존중행동규범은 구성원뿐 아니라 구성원과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과 외부 파트너사까지 협업할 때는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구성원에 아티스트가 포함되는지에 대해 박홍배 의원이 재차 질문하자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는 “광의로 보면 그렇다”고 답했다.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이 밝힌 내용 역시 하이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용과 배치된다. 10월 7일 빌리프랩은 입장문을 통해 뉴진스 멤버 하니 씨에게 “무시해”라는 발언을 했다고 지목된 매니저가 빌리프랩 소속임을 밝혔다. 입장문에는 빌리프랩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한 후 어도어 신규 이사진과 뉴진스 부모님과의 대면 미팅에서 이 내용을 전달했다고 명시했다.
앞서 한국경영인증원 관계자는 “조사 기간은 대략 1주일 정도 소요되지만, 대상 기업의 답변이 늦어지는 경우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하이브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전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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