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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소연과 로맨스 연기를 펼친 연우진은 "너무 고심했다. 이렇게 숭고하신 분을 어떻게 표현해드려야 하나 단어 선택을 조심해야겠다 했다. 한 번은 (김소연) 선배님이 차에서 연기하다가 창문을 내리고 한동안 밖을 바라보시더라.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랜시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진짜 좋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대본에 숫자를 써놓으시더라.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장인의 모습을 보면서 버텨오신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힘든 시기부터 지금까지 버텨오셨다는 존경심이 생기더라. 선배님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연기하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하면서 롤모델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롤모델이 '김소연'이라고 구체화 됐다. 선배님처럼 변함없이 꿋꿋하게 잘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연 선배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게 고맙다. 작품에서도 서태지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어릴 때부터 서태지를 마음에 품고 살았다. 이름이 주는 힘이 있다. 그 힘을 살아왔고 문화예술을 사는 사람으로서 든든하게 존재하는 게 있었는데 김소연이 또 하나 들어온 마음이다. 제게는 위인이시다. 작품에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영감을 줬던 무언가에 대해 잊게 될 때가 있다. 영화, 책도 안 보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요즘 문화 예술의 혼이 불타는 기분이다. 소연 선배가 그런 힘을 준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이 일을 했을 때 받았던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고 해석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친해지려고 노력은 했는데 서로 그런 성향은 아닌 것 같아서 그걸 깨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도 호칭이 없다. 저보다 선배님인데 저한테 말을 못 놓으신다. 굳이 깨지 말아야겠다 존중하고 가는 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소연의 미담을 공개하기도. 연우진은 "현장 분장팀에게 분장을 다 받았는데 그렇게 되면 먼저 오고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소연 선배님이 스케줄이 제일 많았음에도 가장 먼저 오려고 했던 게 있다. 본인 입으로는 말씀 안 하지만 일부러 배려해주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그걸 티를 잘 안 내신다. 좋으나 힘드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포커페이스가 잘 되는 배우인 것 같다. 캐릭터로서만 존재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부분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다.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발현될 때 귀여우시더라. 유지하려고 해도 나오는 텐션들이 귀엽고 프로답더라"고 칭찬했다.

모자 연기를 펼친 김성령에 대해서는 "성령 선배 같은 경우도 너무 따뜻하고 섬세한 분이었다. 촬영 중에 회식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숙취음료 준비해주시는 섬세함이 있더라. 배우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소녀 같은 모습으로 좋은 분위기를 많들어주셨고 따뜻했다"고 했다.

동안인 김성령의 아들 역 몰입이 어렵진 않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건을 겪고나서 아기를 낳다 보면 시간적으로 맞는 부분이긴 한데 다 큰 입장에서는 어색해 할 수 있다. 디테일하게 보셨다면 충분히 몰입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래서 성령 선배가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셔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얼굴만 봐도 몰입이 너무 잘 됐다. 소녀 같은 마음을 품고 계시지만 따뜻함과 섬세함은 실제 어머니 못지 않은 감사함이 있었다. 저는 기저에 깔려 있는 감정이 그리움이어서 몰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극 중 'KBH' 이니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은데, 작가님이 원래 제 본명(김봉회)으로 기재해주셨다. 어떤 이유일까 생각해봤을 때 몰입하려고 해주신걸까 했다. 그런데 제가 본명은 안 썼으면 좋겠다 했다. 개인 서사와 모습이 투영되는 게 부담스러웠고 사람들이 웃을 것 같다 싶었다. 임팩트가 있는 이름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웃긴다거나 분위기가 깨지는 부분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다르게 표현해달라고 했다. 결국 이니셜로 대체하게 됐다. 'KBH'는 몰입을 하기 위한 장치이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몰입을 하는 데 있어서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답했다.

김선영, 이세희, 경찰서 식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표했다. 연우진은 "김선영 선배와 많이 붙을 기회는 없었지만 좋은 에너지를 발산해주는 스타일이다. 그 신을 만들어가는 아우라가 있으시다. 연기하다 보면 배우 뿐만 아니라 확 잡혀가는 느낌이 있다. 선배 연기만 잘 보고 있으면 내 연기를 맞춰서 할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가진 선배님이다. 세희는 막내라서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제가 해야 할 부분까지도 살뜰하게 생기는 느낌이 있더라.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구나. 안쓰럽지만 장하고 기특하다는 칭찬을 하고 싶다. 경찰서 식구들은 너무 사랑스럽다. 이번 여름이 정말 더웠는데 촬영이 스톱 될 정도로 안이 너무 더웠다. 밝은 신을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업 돼 있어야 하는데 현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럴 때 같이 이겨낼 수 있어서 고마웠다. 그분들이 재밌게 해주셨기 때문에 도현이 살 수 있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특히 '정숙한 세일즈' 촬영 현장에서 꾸준히 했던 러닝은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 영향 덕분이었다고. 연우진은 "기안84를 보고 러닝에 빠졌다.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도취돼서 집중하고 빠져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저도 편안하게 해봤는데 그 매력이 있더라. 내년에는 서울에서 하는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라며 "크루가 가입돼 있지는 않고 개인 소셜미디어 스토리에 올리고 있는데 그러면 (러닝 크루들이) 연락이 올 줄 알았다.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부담스러운데?' 생각했는데 아무 관심이 없으시더라. 그냥 뛰나보다 생각하시는 것 같다. 일단은 혼자 뛰는 게 좋다. 러닝을 하면서 삶이 달라졌고 연기할 때도 달라진 것 같다.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러닝할 때인 것 같다. 건강한 삶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꾸준히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지만 5만km는 뛰고 죽자, 2만km 뛸 때까지 연기하자는 목표로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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