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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순위 집계에서 포토카드 등 랜덤 구성물이 포함된 앨범 판매는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예기획사들이 음원·음악방송 순위에 민감한 케이팝 팬들에게 앨범 중복구매를 조장하는 상술을 벌여 과도한 경쟁을 초래하고 환경 오염에도 일조한다는 지적이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케이팝 올바른 소비문화 조성을 위한 기후 대응 방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김태선 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케이팝포플래닛, 미래소비자행동, 소비자권익포럼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이 자리에서 '기후위기 시대, 엔터사를 향한 케이팝 팬들의 요구'를 주제로 발표한 김나연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캠페이너는 랜덤포토카드, 팬사인회 등 엔터사들의 과도한 앨범 판매 마케팅이 케이팝 팬들로 하여금 과도한 비용 지출과 환경 오염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 캠페이너는 문제 원인 중 하나로 '초동'을 꼽았다. 초동이란, 발매일을 기준을 1주일간 팔려나간 앨범의 수량을 말한다.
김 캠페이너는 "이 차트가 아티스트 인기의 척도이자 방송 섭외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신의 아티스트가 초동에서 밀리지 않길 바라는 팬들이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린다"고 말했다.
이에 김 캠페이너는 "엔터사들의 앨범 판매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선례로 영국의 오피셜 차트를 들었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앨범과 관련해 허용된 무료 선물이 두 개 이상이고 소비자가 앨범을 구매한 후에야 어떤 선물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있는 경우, 해당 앨범이 차트 집계에 포함되려면 허용된 무료 선물의 전체 세트를 앨범과 별도로 구매하거나 앨범 한 개와 함께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일반적인 케이팝 앨범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집계되지 않는다. 실제로 엔터사들은 영국 차트 집계를 고려해야 할 경우 모든 포토카드를 세트로 증정하는 등 랜덤 구성물이 없는 버전의 앨범을 발매 한 바 있다.
김 캠페이너는 "영국의 오피셜 차트에 대응하기 위해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이 랜덤 포토카드가 포함되지 않은 모든 구성물을 포함한 앨범을 판매했다"며 "국내 핀들의 요구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케이팝 엔터사들이 영국 차트 시스템에 맞게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에서도 차트 집계방식을 바꿈으로써 (엔터사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여한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엔터사들의 공연이 자제되면서 그 타개책으로 앨범 판매 마케팅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대 기획사 대표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율 규제로, 팬들과 교감이 필요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의하고 있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대중문화산업과 과장은 "지금까지 케이팝이 외형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자율규제 원칙이 정리가 안 된 상황"이라며 "현재 논의가 나온다는 점에서 건강하게 발전하는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의 정부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김 과장은 "자율적으로 먼저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먼저"라며 "실제 국정감사에서도 협회가 자율적 규제를 약속한 만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부분을 추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신미정 기자 shinmj@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