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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이 상을 받을 때마다 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지 모르겠어요.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세븐틴이 2년 연속 대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두 개나 받았습니다. (...) 상상은 자유라고 하지만 그런 상상도 못 해볼 자리였습니다.”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멤버 우지가 눈물을 꾹 참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4 마마 어워즈’에서 대상 4개 부문 중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가수상’을 받으면서다. 세븐틴은 ‘올해의 가수상’과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대상 2관왕에 올랐고 트로피 5개를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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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화력 과시하는 팬덤...앨범 판매와 콘서트 흥행은 국내 '최강'
2015년 데뷔한 세븐틴은 중소 기획사인 플레디스 소속에 13인조 대편성이라는 약점을 이겨내고 K팝 최고 그룹으로 올라섰다. 세븐틴의 강점은 음반 차트와 공연장에서 확인되는 강력한 팬덤이다. 마마 어워즈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미니 11집 ‘Seventeenth Heaven’은 지난해 10월 발매돼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509만 장으로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올해 발표한 베스트 앨범과 미니 12집 ‘Spill the Feels’도 모두 초동 300만 장 안팎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0만 장 판매라는 대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일본 도쿄돔,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 오사카 교세라돔 등 초대형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미국에서도 10차례의 콘서트를 열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과 칼군무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높으며 모든 멤버가 개성과 재능이 있어서 허비되는 멤버가 없다”면서 “K팝의 정석을 잘 수행하는 그룹”이라고 평가했다. 자체 콘텐츠인 ‘고잉 세븐틴’에서 예능감과 팀워크를 보여주며 팬들과 꾸준히 소통도 한다.
청량감과 거친 매력을 고루 보여주며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는 건 세븐틴의 강점인 동시에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멤버가 13명인 것 역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면서 시선이 분산되는 단점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두루두루 잘한다는 건 고유의 컬러가 흐릿하다는 이야기도 된다”면서 “한국, 일본에서의 인기와 달리 미국, 유럽에서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에 비해 약세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틴은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적이 없고 싱글차트인 ‘핫100’에도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0년 차 정상급 그룹으로 대중적 히트곡이 많지 않은 것도 확장성을 막는 요소로 꼽힌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여러 히트곡이 있지만 팬층을 확대하려면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나 ‘봄날’처럼 남녀노소가 좋아할 만한 강력한 히트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군 입대로 인한 공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9월 정한을 시작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에스쿱스를 제외한 한국 국적 멤버들은 차례로 군복무를 마쳐야 한다. 박희아 평론가는 “유닛 그룹인 ‘부석순’을 제외하면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군백기'가 멤버 개인의 매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민재 평론가도 “예능에서 활약한 승관을 제외하곤 멤버들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멤버들의 개별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