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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훌륭하다'가 수십 년간 개를 식용으로 도살하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6일 공식 홈페이지에 "KBS2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 중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항의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반려문화를 형성하겠다던 방송에서 도리어 동물학대자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지난 23일 방영된 '동물은 훌륭하다' 2회는 집 잃은 반려견이 건강원에서 도살당한 사건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오직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내용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해당 방송에는 피해자의 목소리 대신 가해자의 변명과 포장만 담겼다"고 설명했다.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서 언급된 사건은 2017년 집 잃은 반려견 오선이가 납치돼 탕제원에 팔려간 뒤 식용으로 도살당한 '오선이 사건'이다. 사건 당시 탕제원 주인 A 씨는 오선이를 훔친 사람으로부터 4만 원을 받고 오선이를 도살했다. 당시 오선이는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었기에 누가 봐도 유실견임을 알 수 있었으나 A 씨는 보호자를 찾지 않고 도살해 개소주로 만들어 판매했다.
방송에 출연한 A 씨 부녀는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 등 발언을 했다.
하지만 동물자유연대는 "사건 발생 7년이 지나도록 오선이의 비통한 죽음을 잊지 못한 반려인은 이 방송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방송에 나와 '지난 35년의 시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려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던 도살업자는 정작 오선이 반려인에게는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물자유연대는 "A 씨가 운영하던 업소가 오선이를 살해하기 한 달 전 쯤에도 뜬장을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고 목을 조르다 도살해 적발되는 등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악명높던 곳"이라며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는 대신 오히려 도살업자의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물은 훌륭하다'가 재미를 위해 동물을 방송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꾀한다면 이번 사건을 단순히 영상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방송이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사과와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
한편 현재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이 같은 논란을 인지한 듯 VOD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공미나(mnm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