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보낸 내용증명의 마감 시한 디데이가 밝았다. 이들은 '엄마'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따라 소송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을까.
뉴진스 멤버 김민지(민지), 하니 팜(하니), 마쉬 다니엘(다니엘), 강해린(해린), 이혜인(혜인)은 지난 13일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내용증명을 통해 민 전 대표를 대표로 복귀시킬 것을 요구, 어도어가 27일까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그 사이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이사를 사임하면서 복귀는 불가능해졌다. 이미 퇴사한 사람을 다시 경영진 자리에 앉힐 수는 없기 때문. 결국 어도어 입장에서 뉴진스의 요구 사항은 들어줄 수 없는 일이 됐다. 이에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민 전 대표는 사임을 밝히며 하이브와의 소송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미 올 5월 모회사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그는 7월 박지원 하이브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일부 하이브 임원진들을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외에도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도 얽혀 있다.
앞서 소송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할 거라고 밝히기도 한 그는 퇴사 후에는 본격적으로 소송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최근 빌리프랩 김태호 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김 대표와 빌리프랩 임원진들을 상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빌리프랩에 5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뉴진스의 성과를 축소해 어도어와 뉴진스에 피해를 야기했다며 하이브 홍보 담당자 두 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수많은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뉴진스까지 전속계약 해지를 두고 소송전에 참전한다면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데뷔 2년이 갓 지난 아티스트가 회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벌이는 건 경영진 사이 문제를 뛰어넘는 일. 소송 시 팀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걸 고려하면,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며 승승장구하던 아티스트의 앞날이 한순간에 불투명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는 어도어 입장에서도 손해지만, 뉴진스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이미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 갈등에 얽히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멤버들이 법적 분쟁까지 벌인다면 추가적인 이미지 손실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만약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법원이 신뢰관계 파탄의 귀책사유가 뉴진스에게 있다고 판단할 경우, 뉴진스는 어도어에 위약벌을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위약벌이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으로 매겨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위약벌 규모도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뉴진스는 이 모든 걸 감내하고라도 엄마 뒤를 따라갈까. 디데이 후 뉴진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이어진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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