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메가 로컬 K스트리밍이 탄생하게 된다. 구독자와 매출 기준 한국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 쉽지는 않겠지만 넷플릭스(약 40%)와도 겨뤄볼 만해지는 셈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일단 두 회사는 프로그램 수급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합리화해 '만년 적자'에서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 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거둔 적이 없는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1천420억원,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합병 후에는 매출과 수익 확대로 글로벌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합병 후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 한국 시장 성장률은 낮아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합병 시너지 창출도 쉽지 않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3일 "한국 OTT 시장은 구독자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광고 모델 확대, 스포츠 번들 상품, 간접광고 등 라이브커머스 도입 등으로 1인당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또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AST) 등을 출시해 콘텐츠 수익의 롱테일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에는 앞길이 녹록지 않은 티빙과 웨이브가 디즈니의 올인원 번들에서 성공 방정식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티빙과 웨이브도 통합 후 이처럼 두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합쳐 가치는 높이고 편리성을 강화했다고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중복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합병에 따른 시너지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일단 한국에서의 실익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주요 미국산 OTT들이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도 유리한 점이다. 우리나라처럼 자국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지역은 토종 OTT가 더욱 두드러지게 돼 있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지가 문제로 보인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향후 5년간 OTT 무게 축이 아시아 시장으로 기울고, 시장의 절반은 중국 플랫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우리가 아시아 시장에 손을 놓은 새 중국계 OTT들이 K 콘텐츠를 무기로 싸우고 있다"며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https://v.daum.net/v/20241203060037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