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뉴진스가 연달아 강력 대응에 나섰다. 뉴진스는 이례적인 계약 해지 선언으로 자유의 몸을 주장하고 있고 민 전 대표는 하이브 관계자는 물론 의혹을 제기한 기자까지 고소했다. 그러나 뉴진스와 민 전 대표의 강력 대응은 의도와 달리 조금씩 무색해지고 있다.
2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탈출에 배후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지난 9월에 진행된 뉴진스의 긴급 라이브 방송은 물론,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 등을 알고 있었다. 또 민 전 대표가 멤버 큰 아버지의 소개로 한 투자자를 만나 뉴진스의 하이브 탈출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앞서 알려진 내용과 배치되는 것들이 많았다. 뉴진스는 첫 라이브 방송부터 민 전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해 왔다. 자신들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고 독립적으로 움직였다는 주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강조됐다. 그러나 보도를 살펴보면 민 전 대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이미 공유받았다. 투자회사 미팅설 역시 마찬가지다. 투사회사 미팅설을 부인했던 민 전 대표의 주장과 달리 미팅을 가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보도 이후 민 전 대표는 즉각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 전 대표 측은 2일 하이브 박지원 전 대표이사, 박태희 최고 홍보책임자는 물론 기자 2인의 고소 사실을 전하며 "이번 고소를 계기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피고소인들의 심각한 거짓과 기망이 밝혀지고, 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명은 부족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불법 취득한 사적 대화에 허위 사실을 더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본인들의 추측을 더 했다" 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 취득한 사적 대화'와 '허위사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과 '본인들의 추측'이 정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았다. 어디까지가 불법 취득한 사적 대화고 어디부터가 허위 사실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속 시원한 해명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그간 민 전 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해 왔다. 지난달 초 투자회사 미팅설이 제기됐을 때도 "특정 회사명이 언급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이는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언급된 회사 외에도 어떠한 곳과도 접촉하거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음을 확실히 밝힌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뉴진스 배후설과 투자자 미팅설에 대해 고소라는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간 보여준 행보와 미묘하게 어긋난 이번 대응은 오히려 대중들의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
뉴진스 역시 강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뉴진스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20일 오전 0시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뉴진스는 해지 사유가 온전히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기 때문에 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되고 따라서 위약금을 부담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도어는 2029년 7월 31일까지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뉴진스의 뜻대로만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특히 민 전 대표 배후설과 얽히며 향후 탬퍼링 논란으로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전례가 없는 뉴진스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선언에 업계 관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은 3일 뉴진스의 행보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한매연은 "모든 절차를 무시한 뉴진스 측의 계약 해지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의 주장을 통한 계약의 효력 사실은 전반적인 전속 계약의 신뢰 관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라는 입장으로 뉴진스를 비판했다.
민 전 대표는 오는 6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토크콘서트 '장르가 된 여자들'에 참석한다. 민 전 대표의 강력 대응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해 보이는 가운데, 민 전 대표가 토크콘서트를 통해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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