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호흡·발음에 이어 잦은 실수까지…첫 도전에 드러난 '역량 부족'
배우 한지민이 청룡영화상의 새 안방마님으로 대중 앞에 섰다. 하지만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26년 동안 보여준 활약이 무색할 정도로 불안정한 호흡과 부정확한 발음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까지 연발하며 '역량 부족'만 입증하고 끝나버린 그의 청룡영화상 첫 MC 도전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시상식을 이끌 MC로서의 역량이 한없이 부족한 것일까. 한지민은 30년 동안 김혜수가 지켜온 자리를 새롭게 맡게 됐다는 부담감을 결국 이겨내지 못한 채 아쉬운 진행 실력으로 시상식을 이끌며 큰 실망감을 안겼다.
보는 이들까지 숨이 가빠지는 호흡으로 불안하게 시상식의 막을 연 한지민은 2부가 끝날 때까지도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으로 시상식을 아슬아슬하게 이끌었다. 또한 그는 작품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부정확한 딕션으로 문장을 부드럽게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자꾸만 발음을 뭉개면서 떨어지는 멘트 전달력으로 아쉬움을 더했다.
심지어 한지민은 축하 무대를 꾸민 그룹 라이즈를 라이브로, 동료 배우 구교환을 고규현으로 부르는 등 치명적인 실수까지 하고 말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소화하는 것만 급급했기에 함께 진행을 맡은 이제훈과의 비주얼 합 그 이상의 '케미'를 보여줄 여유는 당연히 없었다.
물론 30년 동안 청룡영화상을 이끈 '최장 MC 김혜수의 후임'은 긴장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떠안을 수밖에 없는 타이틀이다. 뿐만 아니라 어떠한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약 2시간가량의 생방송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실수를 재치 있게 넘길 수 있는 순발력과 센스도 분명 MC라면 갖춰야 할 자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지민은 '최장 MC 김혜수의 후임'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긴장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을뿐더러 안정적인 진행 실력과 타고난 센스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건 '비혼 출산 이슈' 정우성의 시상식 참석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덕분에 한지민의 진행 실력에 관한 관심도가 묻혔다는 것이다.
예정대로 시상식에 참석한 정우성은 수상자와 수상작들의 모든 화제성을 빼앗아 갔다.
당연히 첫 도전에서 30년의 내공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김혜수의 뒤를 잇는 청룡영화상의 '최장 MC'가 되고 싶다면 진행자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을 끝낸 후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부족하고 서툰 점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는 글이 인사치레로 끝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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