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스타일 김예나 기자] 뉴진스가 하이브(어도어)와의 결별을 선언했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아전인수격이다.
뉴진스는 지난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알렸다.
이들의 주장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 계약 해지 귀책 사유는 하이브(어도어) 측에 있으니 위약금을 내지 않겠다, 하이브 이탈 후에도 '뉴진스'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겠다로 압축할 수 있다.
또 뉴진스는 어도어와의 계약이 해지됐으니, 이후 활동은 민희진 대표와 함께할 것을 기대했다. 마치 어도어에서 먼저 사표 쓰고 떠난 민희진 전 대표를 따라가는 뉘앙스를 흘렸다.
뉴진스의 돌발 선택에는 갖고 싶은 걸 사달라고 마구 조르고 억지 부리는 아이 같은 모습이 다분하다. 20세 민지, 20세 하니, 19세 다니엘, 18세 해린, 16세 혜인이 뭘 모르고 고집 피우는 어린 아이로 보고, 해량해줘야 하는 걸까.
뉴진스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출석을 통해 목소리를 냈던 피해상황이 사실이라면, 법률적으로 다퉈 시시비비를 따지면 될 일이다. 하이브에게 받은 엄청난 피해,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면 가처분 소송을 내고 깨끗하게 헤어지면 된다.
그 과정에서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한 어도어와의 계약기간을 산정해 위약금을 지불하고, '뉴진스'라는 상표권을 양도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가릴 수 있다. 뉴진스가 하이브에 물어야 할 계약 해지 위약금이 최대 6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오고 있긴 하다.
이 부분이 모두 해결되면 뉴진스는 그토록 열망하던 민희진 품에 안길 수 있다.
그러나 뉴진스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길 거부하고 있다. 소송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하고, 위약금 낼 의지도 없으며, 하이브를 떠나서도 뉴진스로 활동하겠다고 고집부리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뉴진스와 마치 한몸처럼 움직이는 민희진의 돌발 행동도 드러났다. 외부 투자자와 만남을 통한 '뉴진스 템퍼링' 의혹이 제기됐다.
어도어와 전속 계약 기간이 5년 정도 남은 뉴진스를 데리고 나올 시나리오를 짰다는 보도에 민희진은 '명예훼손' 혐의 고소로 반응했다. 앞서 투자자 관련 보도마다 '사실무근'으로 반박했던 때와 달리, 투자자 인터뷰 포함 증거를 들이밀자 방향을 달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뉴진스의 기자회견, 멤버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에도 민희진이 깊게 관여됐다고 보도됐다. 당시 뉴진스 멤버들은 "스스로 결정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드러난 정황들에는 뉴진스와 민희진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다.
심지어 뉴진스는 계약 해지 기자회견 후에도 어도어의 도움을 받아 이전에 약속된 스케줄을 소화했다. 앞뒤가 맞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다.
지난 4월 만천하에 공표된 민희진과 하이브(어도어) 사이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측 모두 한 발의 물러섬도 없이 극으로 치달았다. 어도어 소속이지만, 민희진에 절대 신뢰를 품고 있는 뉴진스는 결국 민희진을 따라 어도어 탈출을 계획했다. 그러나 그 계획안 안에는 그 어떤 해결책도 담겨있지 않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측은 지난 3일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해당 분쟁을 조속히 끝내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측은 "최근 어도어와 뉴진스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우리 대중문화예술산업에 여러 가지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단순히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그것이 계약 해지의 완성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특히 뉴진스의 계약 해지 선언에 대해 "모든 절차들을 무시한 현재 뉴진스 측의 입장은 처음부터 계약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상호간의 노력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거나 그러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뉴진스 측의 계약 해지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할 수 있다. 뉴진스와 같은 접근은 우리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매우 악질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규탄했다.
김예나 yen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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