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잘 받쳐주면 그래도 탈 없이 국정 운영을 할거라 생각했는데, 어제 비상계엄 선포 뉴스를 보고 ‘이젠 탄핵이다’ 싶었어요. 놀라고 황당하고 무엇보다 가족들이 걱정됐죠. ‘전쟁이 날지, 경제가 망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담화문을 봐도 그래서 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A 씨가 말하자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85세)가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에서 세운 사람이잖아. 윤석열이도 불쌍해. 어리석고 고생을 하잖아. 이재명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지.” 아버지가 말을 이어받았다. “내가 이승만 때부터 군인이야. 나라가 어떻게 되려나 싶어. 탄핵도 탄핵인데 다음이 안 보여.” 해군사관학교 15기인 A 씨 아버지는 평생을 군인으로 살았다.
“탄핵으로 가는 길, 돌이킬 수 없어”
아침 일찍 동대구역을 찾은 직장인들도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길을 돌이킬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신천동에 사는 B 씨(38세, 남)는 어제 야근 후 퇴근길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지인의 카카오톡을 받았다. 사실이라 믿기 어려웠다. 당연히 가짜뉴스일 거라 생각했는데, 뉴스 속보를 확인한 뒤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싶었다.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를 돌렸다.
“담화문 내용이 길잖아요. 이유도 너무 많고요. 사실은 이유가 없으니까 그런 거죠. 집에 돌아가선 유튜브 생중계를 틀어놓고 국회에서 결의안 통과되는 것까지 봤어요. 탱크 지나가고 헬기 뜨는 게 뉴스에 다 나왔잖아요. 대통령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또다시 탄핵이 되는 극단적 상황까지 가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위헌적인 계엄령을 선포한 건 탄핵, 나아가 내란죄에 대한 우리 판단이 필요한 상황 같아요. 가족, 직장, 친구 주변도 다 비슷한 반응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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