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대통령 결단 촉구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다. 탄핵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정권을 헌납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심지어 윤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최고위원도 있었다. 반면에 친한동훈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비판에 날을 세웠다.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계엄이 잘했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야당의) 탄핵문은 부당하기 이를 데 없다"고 윤 대통령 옹호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비상계엄 해제 직후 열린 최고위는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보다 윤석열 정부가 낫다는 주장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 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전기요금과 국가부채도 급등했다"면서 "그런 정부도 임기 잘 마치고 지금까지 큰소리치고 있다"며 "이것에 비하면 (윤 대통령 탄핵은) 정말 가슴 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발언 말미에 눈물까지 보였다.
다른 친윤계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마찬가지로 전날 최고위에 불참했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시기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면죄부를 주고 정권을 통째로 넘기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며 "이견이 있더라도 반드시 단일대오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여당 108명 의원 모두가 반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요한 최고위원도 "그동안 야당이 특검, 탄핵을 엄청나게, 비열하게,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을 몰아붙인 점을 기억해달라"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이) 200명 이상의 정상을 만나고, 회사 판매원처럼 일을 했다는 점이다. 추락한 원전을 궤도에 올려놓은 등의 업적도 있다"고 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탰다.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마치 애국지사나 애국열사처럼 행동하는 건 매우 불쾌하다"고 야당을 공세했다.
반면에 친한계는 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다. 진종오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 책임을 자신이 진다고 했지만, 지금 윤 대통령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려는 모습"이라며 "더 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야당의 폭주를 경고하려고 계엄령을 발동했다'는 윤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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