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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ctus-collision-4d7.notion.site/5-15596bbf4e3680c5aebfe445d7cb0f7a

📘구글 문서

https://docs.google.com/document/d/1sKu7dVtJ1F2T3PEFaP1k7_tVcht26bjIxL-HoD4J9M4/edit?usp=drivesdk


🧢

2024.12.06 한화손해보험x폴인

‘장르를 만드는 여자들’ : 드림플러스 강남, 서초동


차례

1. 일과 의리

2. 완성되지 않은 과정, 완수해야 하는 비전

3. 어떤 진짜의 모습들로 증명을 할 수밖에

4. 잘하는 부분에 대해 건드리지 않는 리더

5. 경계를 넘어,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6. And don't you know HOW SWEET it tastes

7. 이 일을 왜 할까? 로 시작하는 아이데이션

8. 트렌드는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일

9. 내 사랑은 남쪽 바람을 타고 달려가요

10. 진심을 다해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정리글] 민희진 한화 토크쇼 전체 기록 (전문) | 인스티즈


1. 일과 의리

채진솔

안녕하세요. '장르가 된 여자들' 첫날 마지막 세션을 진행하게 된 저는 폴인 채진솔 에디터입니다. 반갑습니다. 여성 전문 보험사 한화손해보험과 커리어 콘텐츠 서비스 폴인이 공동 기획한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동명의 인터뷰 시리즈로 진행됐습니다. 지금도 폴인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인터뷰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장르가 된 여성들이 커리어 관점에서 어떻게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는지 직접 듣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내 삶과 커리어를 바꿀 인사이트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세션은 토크로 진행됩니다. 40분 토크 진행 후 실시간 QnA가 이어집니다. 질문 있으신 분들은 오늘 입장 안내 문자에 포함된 링크에 남겨주시면 저희가 취합해서 실시간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요? 민희진 대표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민희진 대표님은 SM 엔터테인먼트에 입사 후 크리에이티브 총괄 이사를 지냈습니다. 이후 하이브로 자리를 옮겨 어도어 대표로 그룹 뉴진스를 기획했습니다. 틀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념으로 혁신을 시도하며 케이팝의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계십니다. 그럼 박수와 함께 민희진 대표님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장내 환호, 보사노바 풍의 노래가 흐른다)


민희진

우와... 노래가... 


채진솔

선곡했습니다.


민희진

너무 감사해요.


채진솔

아닙니다. 앉으세요. 대표님 인사 한번 부탁드릴게요.


민희진

아 네 안녕하세요. 저 민희진입니다. (장내 환호) 그리고 저는 이제 대표가 아니니까…


채진솔

그럼 어떻게 부를까요?


민희진

‘희진님’ 으로. 네네.


채진솔

그럴까요? 너무 좋습니다 희진님. 그러면, 사실 저희가 섭외되고 여기저기서 연락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희진님은 어떠셨어요?


민희진

어 네.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또 약간 귀찮은 일이 있으셨을 텐데 되게 이렇게 잘 감당도 해 주시고. 아무튼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네, 오늘 좀 유익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네.


채진솔

유익합니다. 이미 충분히. (웃음) 사실 지금 좀 궁금한 이야기가 되게 많으실 것 같긴 한데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희가 일에 진심인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에 진심인 또 대표님을 모시고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제가 사실 대표님을 디깅하면서 좀 놀랐던 게, 예전에 나왔던 그 기사에 '일 중독자', '일을 너무 좋아한다' 이런 표현이 있더라고요.


민희진

좋아하지는 않고 일을 그냥 많이 하는 거 같아요 흐흐.


채진솔

좋아하지 않으면은 그게 저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떠세요?


민희진

어- 물론 좋은 것도 있는데, 이케, 어, 저는 좀 이렇게, 해야 돼서 하는 일이 좀 많기는 했고. 근데 이제 그 일을 하다 보니까 좋아지고 재미있는 것 같다, 약간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채진솔

그렇구나, 알겠습니다. 제가 사실 인터뷰를 여태까지 하신 걸 보다가 좀 의미 있게 다가왔던, 저한테 좀 되게 인상 깊다라는 키워드를 좀 뽑아가지고 오늘 발표 자료를 한번 준비해 봤는데요. 제가 좀 놀랐던 게 '의리' 라는 키워드를 쓰였던 게 되게 놀라웠어요. (민희진 웃음) 왜냐하면은 그 '의리' 라는 표현이 사실 되게 좋은 단어긴 한데 요즘 그 말을 잘 안 쓰는 것 같은데 이거를 대표님은 '일' 에 붙이셨더라고요. 네 그 이유가 좀 궁금했어요.


민희진

그니까 저는 그니까 일에 의리가 있다... 라고 표현했던 이유가, 사실 이제 일이라는 게 누군가는 이제 먹고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어떤 약간 필수 수단? 같은 거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한테는 뭐 자아 실현의 도구기도 하고, 사람마다 일에 대한 정의가 좀 다른 것 같기는 해요. 

근데 이제 저는 이제 어쨌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일을 꼭 좋아서만 한 건 아니었는데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느꼈었던 게 아 내가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잘 하고 싶다, 잘 해야 한다라는 책임감이 사실 조금 더 컸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니 일을 완수할려면은 아 이 일에 좀 의리가 생기는구나. 있어야 되겠다. 

왜냐하면은 이게 일을 하다 보면 왜 여러분들도 처음에 하실 때는, 시작할 때는 조금 싫고 좀 짜증나고 했던 일도 자기가 정을 붙여서 이렇게 하다 보면은 거기에 애정이 갑자기 확 늘어난다든지 그런 다른 경험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랬었을 때 약간 음, 조금 더 약간 깊이 있는 경험을 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이 일을 그 마무리한다라기보다는 그냥 그 일을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더 크게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제 그 비전을 좀 만든다고 해야 될까? 이제 그런 것들 때문에, 그런 개념 때문에 사실 제가 좀 의리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고. 

이제 이거를 현실에 대입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어찌 보면은 이제 뉴진스의 일을 시작하면서, 왜냐하면 뉴진스는 저한테는 되게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다른 데 나와서도 좀 말씀을 드렸었어요. 그건 이제 뭐 멤버들에 대한 의미 꼭 이런 것보다도, 제가 이 프로젝트를 왜 해야 됐고 왜 레이블을 만들었어야 되는지에 대한 당위가 너무나 있었기 때문에 이제 그런 맥락에서 아 이 프로젝트를 되게 잘 수행해야 되고 이 프로젝트로 세상에 보여줄 게 있다라고 생각했던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거기에 너무 몰입하고 어찌 보면 그 일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고 사실 이런 분쟁을 맞았던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웃기게도 일을 잘하고 그 일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는 게 사실 이런 거거든요. 약간 어, 잘못된 거랑 타협하지 않는 거? 그니까 사실은 제가 돈을 목적으로 그냥 회사를 다니거나 아니면은 이제 뭐 수행을 하는 거에 그냥 그 목적이 있었다면은 사실 이렇게 문제 제기를 하거나 뭔가 이렇게 귀찮고 힘든 일을 잘 안 했을 것 같아요. 

근데 어, 사실 이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이 꼭 개선돼야 되고 그리고 어 장기적으로도, 그러니까 지금 이 그러니까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그러니까 이런 싸움이 될 줄도 몰랐는데 어쨌든 문제 제기가 꼭 필요했고 그런, 그니까 그 시점에 딱 문제 제기를 하고 그리고 해결해 나가야 된다라고 생각했었던 것 자체가 사실 제가 생각하는 그 일에 대한 의리거든요.

그러니까 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냥 직면해서 어 부딪혀보고. 그리고 사실 부딪힐 때 손해에 대해서 생각을 잘 안 했어요. 왜냐하면은 이제 손해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거든요 세상에? 근데 어떤 일들은 손해를 생각하지 않고. 그리고 제가 좀 성격이 이렇게 막 손해를 생각하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냥 이거는 꼭 얘기를 해야 되고 이거는 꼭 고쳐야 된다, 라고 생각하면서 일하는 스타일이라. 사실은 이제 일반적으로 잘 선택하지 않을 만한 선택을 했고 그래서 되게 이렇게, 사실 좀 고단해진 거죠. 네. 많이 고단하죠. (장내 웃음) 이거 물 좀 마실게요.


채진솔

네 천천히 드세요.


2. 완성되지 않은 과정, 완수해야 하는 비전

채진솔 

그 의리라는 단어를 지키기 위해서 사실 좀 많은 것들이 불안해질 수도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말씀 주셔서 감사하고. 사실 저는 그 의리라는 키워드 안에 되게 여러 가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지난 첫 번째, 아무튼 지난 SM 시절 그때 재직 기간이 사실 굉장히 기셨잖아요. 저는 그것도 아마 의리의 하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민희진 

그쵸 이게 약간 이제 그, 일에 대한 의리가 맞죠. 왜냐하면은 이제 그때는 또 개념이 조금 다르긴 했었어요. 왜냐면은 제가 그때 막 성장할 때였고 일을 막 많이 해 나갈 때였어가지고. 사실 이제 그때는 한 프로젝트 한 프로젝트가 다 완성작이었지만 완성되지 않은 어떤 과정 중에 있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제가 길게 생각했었을 때 완수해야 되는 어떤 비전을 이룰려면 그래도 여기 조금 있어야 된다. 그냥 여기서 조금 더 일을 해야 된다. 그래야 이 일을 조금 더 늘릴 수 있고 확장할 수 있고 조금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약간 이런 생각이 좀 들었었던 것 같아요. 

이제 그래서 그때도 이제, 저 아직도 기억나는데 이제 제 대학교 친구 중에, 그 친구 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그 반포 가는 버스에서 둘이 뒤에 앉아가지고 제 친구가 저한테, 어 그 친구는 삼성에 갔었어요. 그러니까 제일모직에 갔었었고 저는 이제 SM에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그 친구도 이제 디자이너 출신이고. 

근데 이제 저한테 너는 왜 이렇게 한 회사에 이렇게 오래 다니냐고, 다른 우리 동기들이나 이제 다른 친구들은 다 이렇게 점프해서 이직을 하고 옮기는데 너는 왜 이렇게 오래 다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그때 "어 나는 그냥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 고, "여기 아직 그만둘 수가 없어" 라고 그냥 대답을 했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되게 이해 안 된다라는 식으로 저한테, 이게 되게 뭐라고 해야 될까 어리석다? 라는 느낌으로 뭔가 이렇게 피드백을 했었어요. 저랑 친한 친군데. 근데 뭐 그 친구 의견도 충분히 그랬죠.

근데 이제 나중에 제가 이렇게 막 10년 지나고 15년 지나고 그래도 어느 정도 그냥 업계에서 조금 이름이 알려졌었을 때, 그리고 뉴진스를 시작할 때쯤이었나, 하여튼 어느 정도 조금 이제 제 작업을 한다 싶었었을 때 그 친구가 저한테 "아 그때 네가 했던 얘기가 기억난다" 고. 자기는 그때 되게 그게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 이제 네 모습에서 보면은 그게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제가 어쨌든 한 곳에서 조금 이렇게 끈기있게 일을 해서 프로젝트 완성을 시켰었고 이제 그리고 그것들이 축적돼서 이제 저를 만든 거기때문에, 이제 그런 부분에서 “아 그때 그 끈기가 너를 만든 거네!” 하고 되게 고마운 얘기를 해줬었거든요. 

아무튼 이제 뭐 어리신 분들도 많으실 거고 이제 일을 막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이제 항상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이게 이직을 이렇게 저처럼 안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에요. (웃음) 그러니까 업계에 따라서, 어떤 업계는 이 점프 점프 점프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은 업계도 있고, 또 어떤 업계, 모든 업계가 다 같지는 않거든요.

근데 어.... 대체로는 이제 그 자기가 일을 했었을 때, 일단 일에 대한 파악을 조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일이 되게 길게 오래 배우고 성장하고 좀 기다려주구 깨닫고 해야 되는 일인지, 아니면은 이렇게 좀 빨리빨리빨리 움직여야 되는 일인지부터 일단 이제 업계에 대한 파악부터 조금 하셔야 될 것 같고. 모든 게 막 빨리 이직한다, 뭐 오래 있는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자기 스타일도 봐야 돼요. 이제 자기 스타일이 '그래도 나는 조금 있어봐야돼', 혹은 '아 나는 이거는 내 성격에 맞지 않아서 그래도 빨리빨리 움직이는, 회전이 빨리 되는 게 좋은 거 같아' 에 대한 자기 성격에 대한 파악. 그래서 이제 업과, 자기 업과 자기 성격의 매칭을 스스로 이렇게 좀 해 봐야 되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매칭을 했었을 때 아 그래도 조금 견뎌야 되겠다라고 한다면, 사실 조금 힘들다 하더라도 그 고비를 좀 넘겨내면은, 진짜 인생은 거짓말을 하는 게 없어서 결국에 언제든 돌아오게 되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고난을 통해서 또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어지고. 그래서 그 약간 그 순리의 힘을 조금 믿으셔서, 약간 힘을 조금 내시면 좋지 않을까. 

이게 힘들다고 원래 친구들은 되게 금방금방 '야 그거 그만둬. 뭐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이러거든요. 근데 사실 내 인생은 남이 살아주지 않잖아요. 근데 이제 남이 살아주지 않는 인생에서 뭔가 남의, 친구들의, 거기다 우리 회사 다니는 친구도 아니고, 심지어 하물며 같은 조직 우리 회사에 있는 사람들도 나의 상황과 다르단 말이에요. 그렇잖아요? 근데 옆 친구 얘기를 듣고 뭔가 결정을 한다거나 하는 건 되게 그 안 될 일이다. 그건 나중에 되게 후회하실 일이고. 이제 사람들의 얘기는 그냥 의견으로 들어야죠. 의견으로 듣고. 

자기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추구하는 게 뭔지, 이제 내가 여기서 조금 더 버틸 수 있는지. 원래 다 이게 속으로 욕하면서 다니는 게 다 회사고. (웃음) 프리랜서도 다 혼자 욕하면서 일하고 다, 다 그렇죠. 근데 이제 그 힘든 시기를 그 시간을 조금 견뎌야 사실 다 뭐가 되든 돼요. 그리고 그 시기를 조금 더 견딘 다음에 결과물이 나오면, 쉽게 이룬 것보다 훨씬 더 남는 게 많긴 하거든요. 돌이켜 보면. 그래서 이제 그런 경험을 좀 즐기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채진솔

대표님은 이 업과 어쨌든 자기 자신을, 어떤, 그니까 이 업은 어떻고 나는 어떻고 나의 성질은 어떻고 이거를 주니어 시절에 파악하셨어요? 나는 좀 끈기 있게 하는 사람이다?


민희진 

어... 저는 사실 이제 광고대행사에 다니다가 갑자기 되게 충동적으로 SM에 입사하게 된 케이스였어서. 저는 한 삼사년 때까지, 거의 일이년 동안에는 매일 회사를 그만둬야 되나 아이 그만둬야 되나 그만둬야 되나, 계속 엄청 고민 많이 했었었고, 삼사년 때까지도 되게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저라고 다르지 않고. 이게 저도 이제 나이 먹고 늙어가지고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는 거지 (웃음) 그 어렸을 때는 다 여러분처럼 조바심이 많고 걱정도 너무 많았고, 하 나 이거 나 이렇게 너무 안 맞는데 이렇게 여기서 해도 되는 거야? 막 이런 생각도 많았고. 

근데 사실 뭐 위안 아닌 위안을 드리자면 저 초반에 진짜 안 맞았거든요 회사랑? 너무 안 맞아가지고 한 5년까지도 되게 힘들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어... 거기서도 다 낙이 생겨요. 조금 내가 일을 좀 열심히 해봐야 되겠다 막 이러면, 어차피 어느 회사나 어느 조직에 가셔도 그렇게 자기 마음에 딱 맞지는 않아요. 그거를 사실로 딱 인지하셔서 그러면은 되게 위안이 되거든요. 어디를 가도 사실 조금 비슷하고. 

예 물론 이렇게 편차가 있기는 하죠. 특히 업계를 넘나들면 편차가 좀 심하기는 해요. 좀 많이 다르기는 한데, 그래도 대체로 이제 내 마음에 완벽하게 드는 회사는 거의 없다, 별로 없다. 그리고 또 내 마음에 드는 회사를 어떻게 맨날 찾아. 나도 이제 그 회사에 좀 맞춰줘야 되잖아요. 서로 노력하는 거라서. 이제 선배랑 후배랑 같이 노력해야 이게 이제 합도 맞고, 왜 썩은 조직에서도 되게 꽃 같은 조직이 또 안에 있고, 그 꽃 같은 조직 안에서도 또 썩은 애들이 또 생기고 이러거든요... (장내 웃음) 아이 그건 다 아실 거예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뭐 다 그렇죠? 인간이 모이면 다 어쩔 수 없이 약간 그런 그룹들이 다 형성이 되기 때문에.


3. 어떤 진짜의 모습들로 증명을 할 수밖에

민희진 

아니 여러분 신기하게도 영화를 보면요 항상, 주인공을 막 괴롭히는 악인의 역할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그 악인을 서포트해 주는 또 그 서포트 악인들도 있고. 약간 그 또 선인을 또 서포트해주는, 서포트 그, 그래도 이렇게 굳이 나누자면, 그런 주인공의 또 그 친구 무리들이 있단 말이에요. 

근데 우리는 항상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아 왜 저쪽 악인 쪽에 서? 막 이러잖아요. (웃음) 약간, 아니 굳이 친구를 해도 저, 저기 올바른 거를 추구하는 사람 옆에 서야지 왜 저기 굳이 왜 저거 훔치고 막 도둑질하고 이런 애들 왜 옆에 서지? 이런 게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을 한단 말이에요. 

근데 이게 그게, 우리가 극을, 제3자식 관점에서, 그니까 전지적 관점에서 보니까 그게 다 보여서, 아 이게 나쁘구나 그르구나 막 이게 좋고 싫고 이게 이게 다 구분이 되는데, 우리 인생은 사실 우리가 우리 인생을 이렇게 그 작가 관점에서 빠져나와서 보기 되게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왜 옆에 친구만 봐도 어 너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하면서 또 이제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잖아요. 마치 그런 것처럼 약간 이제 내가 약간 어떤... 진영에 서 있나, 이게 뭐 정치는 아니지만, 아무튼 이게 어떤 섹션에 서 있나를 이제 일하면서도 항상 보는 게 중요한 것 같기는 해요.

그러니까 이게 왜 항상 하는 핑계들 중에, 많은 핑계들 중에 하나가 "먹고 살려면 뭐 어떤 거든 해야지" 막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있는데, 저는 사실 그렇지 않다고. 그러니까 쉽게 지나가는 말로 술자리에서 혹은 친구들끼리 그런 얘기를 그냥 쉽게 던질 수는 있죠. 그런 얘기를 하지 말아라, 라기보다는... 그냥 그런 얘기를 우스개로 한다 하더라도 속마음으로는 어, 사실 내가 심지를 굳게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 게 옳나. 

왜 이번에 막 그 계엄 이거. (장내 웃음) 아이 얘기하면 안 되나요? (웃음) 아니 이거, 이게 막 됐었을 때 어떤 그 관계자분께서 인터뷰 하신 거 되게 인상적으로 봤거든요. 근데 자기가 여기서 이걸 OK 하면 마치 나치수용소의 부역자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는 거부했다라고. 어 저는 너무 공감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실 쉽게 쉽게 위에서 시키는 일을 그냥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아 위에서 시키니까 어떡해" 하고 쉽게 생각해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데,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쉽게 결정한 사람들에 대해서 욕을 되게 잘하거든요. "하 쟤 진짜 나쁘다. 어떻게 저런 결정을 해?" 하고 막 이렇게 욕을 하는데 사실 우리도 현실에서 살짝 정신을 놓으면 너무나 쉽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소신 있게 사는 게 너무 쉽지 않은데, 아니 그 공격을 많이 받거든요. (웃음) 그... 없는 말을 막 지어서 공격도 받구. 근데 뭐 그걸 다 "이거 거짓말이야!" 하고 막 세상 맨날맨날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억울함도 지고 사는 거고, 어쩔 수 없이 이제 결과물과 그 행동과 그리고 이제 그 드러난 어떤 진짜의 모습들로 증명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거를 뭐 순간에 말로, 거짓말로 모면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사실 말은 저는 잘 믿지 않아요. 그리고 그때그때 순간순간의 말이 순간의 기분이었는지 진짜 본심이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생각인지 뭐 아무도 모르거든요.

근데, 그 열매는 사실 그걸 다 반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인고 있죠. 그동안 우리가 말하지 않고 막 욕하고 속으로 응어리지고 막 힘들고 했던 어떤, 그걸 다 참고 만들어낸 그 열매는 사실 다른 그림으로 딱 드러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알아요. 그것도 순리거든요. 저렇게 했는데, 그리고 저런 삶을 사는데. 이런 것들이 보여짐으로써 사실 그런 거짓들을 타파할 수 있는 거지, 사실 말로 이렇게 일대일로 이렇게 응대하고 뭔가 하는 건 사실 좀 유치하고 의미 없는 일이다. 저는 약간 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쨌든 일이 그래서 저는 되게 귀하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끈기 있는 어떤, 그리고 자기를 증명하는 과정이에요 일이 사실.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일을 하게 태어났거든요. 근데 이제 그 일이 집에서 아이를 보고 그 집안 일을 하는 일일 수도 있어요. 너무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한테 주어진 삶의, 인간으로서 타고났으면 이제 일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이제 그 일들에 자기가 얼마나 그 사명을 가지고 일하느냐, 저는 그게 되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채진솔

정말 폴인의 링커, 정말 손색이 없는. 저희도 거의 뭐 일의 진심이고 방금 주셨던 말씀 중에 일이 귀하다라고 말씀을 주셔서 그 표현이 되게 인상 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요즘 그런 말을 거의 안 하는 분위기가 많아서. 일이 귀하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4. 잘하는 부분에 대해 건드리지 않는 리더

채진솔

다음 키워드는 마더십이라는 키워드입니다. 제가 다른 인터뷰를 보다가 이 마더십이라는 표현이, 마더십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인상깊어서, 우리 신동글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대표님께 마더십이라는 표현을 쓰신 게 너무 인상이 깊었는데 사실 요즘 세상에 좀 보기 드문 관계를 맺고 계신 것 같아서. 약간 오랫동안 케이팝 씬에서 일하시면서 이런 걸 추구해오셨나? 그런 게 궁금하긴 했어요.


민희진 

어... 그 마더십은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예 그냥 동글이가 했던 얘기인 거고. 그 동글이도 저랑 친하니까 제 스타일을 또 알고 그래서 이제 했던 얘기인데. 저는 막 이렇게 뭐라고 해야 되지, 제가 생각하는 리더는 뭐냐면 그냥 프로젝트의 책임자예요. 그러니까 뭐 위에 있고 뭐 옆에 있고 뭐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한 비전을 가지고 그 프로젝트를 완성도 있게 끌고 나갈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 이 이제 제가 생각하는 그 리더여서. 사실 이제 그런 면에서 그런 심정으로 이제 그 친구들이랑 일하기 때문에. 사실 뭐 그런 걸, 그래도 일하다 보니까 조금 친해진 그 친구라서 사실 아마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은 이제 저는 어, 제가 좀 일을 할 때 스스로 부담을 좀 많이 갖고 일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일할 때 막 엄청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또 들기도 해요. 왜냐면은 "그래도 되게 매섭게 얘기하고 지적질 잘하잖아요" 막 이럴 수도 있지만, 근데 뭐 그거는 이제 사람의 성격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조금 다르게 이제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이제 어, 음, 제가 웬만하면 그래도 좀 편하게 일을 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기는 해요. 그러니까 제가 직설적이어가지고 어떻게 느끼실지 사람마다 이제 다 다를 수는 있지만 약간 그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라는 게, 저는 테스트하면서 일하는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그니까 뒤에서 이렇게 지켜보면서 '니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겠어' 혹은 '한 번 가져와 봐. 내가 심판해 줄게' 뭐 약간 이런 식으로 일하는 거 되게 안 좋아해서 제 개인적으로.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제가 갖고 있는 재능과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재능이 다르잖아요. 그러면 이제 저는 다른 사람들이랑 일할 때 이제 그 사람의 재능을 어찌 보면은 같이 어우러져서 쓰는 건데, 이제 그럴 거면 그 사람은 최대한 안 건드리는 게 맞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저도 누군가 건드리는 걸 되게 싫어해가지고. 

근데 건드려줘야 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해요. 왜냐면은 이제 그게 파악이 잘 안 되거나 이제 잘 모르면은 알려주기도 하고 그리고 길라잡이도 해줘야 되고. 그리고 왜냐하면 프로젝트의 리딩은 어쨌든 리더가 하는 거기 때문에. 왜냐하면 리더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걸 프로젝트를 만드는 거기 때문에, 그거를 사실 그렇게 알려주기도 해야 되거든요? 근데 알려주면서 근데 너무 내 식대로 오면은 사실 나 혼자 일하는 게 낫죠. 그게 굳이 다 같이 할 일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제 다른 사람들이 조금, 뭐라고 해야 될까, 이렇게 나는 괜찮은데 그 사람이 혼자 이렇게 실의에 빠져 있을 때도 있어요. 왜냐면은 그 사람이 감당한 일은 또 그 사람의 몫이기 때문에, 되게 그 사람이 불편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고 힘들고 불편한 부분이 있을 거거든요. 근데 이제 그런 부분들을 어찌 보면은 이제 닦달하지 않는 거? 그냥 좀 기다려주거나 혹은 이제 거기서 저는 조금 솔루션 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긴 해요. 그래서 이제 보고 어 약간 이렇게 막혀 있으면은 조금 풀어주는 거 있죠. 약간 이제 조금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이제 저는 리더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 라고 생각을 해서 그냥 고민을 나누는 사람. 

그래서 궁극에는 이제 어쨌든 제가 리더라 하더라도 그 사람들 이름이 크레딧에 다 들어가요. 이제 어느 순간이든 이렇게 다 쭉 들어가거든요. 그러면은 이제 공동의 작업이 된단 말이에요. 모두의 작업이 되잖아요. 꼭 앞에 있다고 그게 중요한 그건 아니에요. 왜냐면 각자의 역할이 다 있기 때문에. 

그러면은 이제 그 공동의 사람들이 각자, 각자의 역할로 이제 그 일에서 되게 보람을 느낄 수 있을만한 이제 프로젝트가 돼야 되기 때문에, 이제 리더로서는 그 사람들이 나중에 포트폴리오에 넣었을 때 되게 흐뭇한 포트폴리오가 됐으면 좋겠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큰 그림을 그린 입장에서 조각을 맞추는 사람들한테 그래도 기운을 주고 싶은 거죠. 이게 뭐 그 기운을 준다는 게 항상 막 아 이렇다라기보다는 그냥 이게 사람마다 스타일이 또 다 달라요. 그래서 그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춰서 그냥 웬만하면은 음... 직설적으로 얘기를 해도, 왜냐하면 직설적으로 빨리 얘기를 해야 빨리 고치기 때문에 얘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래도 이제 고민을 좀 나눌려고 하는 성격이라. 

아마 그래서 동글이는 그게 고마웠었던 것 같아요. 그냥 이제 본인이 조금 이렇게 디프레스 돼 있을 때 제가 약간 그걸 좀 나눠주고 같이 얘기하고 이제 뭐 그랬던 거를 이제 고마워했던 것 같아서. 근데 그 얘기가 제가 되게 일할 때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그러니까 제가. 제가 힘들 때 그 얘기가 되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아 누가 나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구나. 

그게 또 여러분들도 이제 리더의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그 리더가 이렇게 마냥 좋은 그 포지션만은 아닌 거 아시잖아요? 그게 이제 뭐 빛을 혼자 받을 수도 있지만 모든 책임을 져야 되는 자리거든요. 뭘 못 해도 욕을 또 다 먹는 자리에요. 그니까 이게 극과 극, 명과 암이 굉장히 분명한 자리여서 사실 그, 이게 또 외롭고 힘들 때가 많은데 이제 스태프나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이제 그런 얘기를 해주면 너무 고맙죠. 네. 고맙죠.


채진솔

사실 그 일하는 사람들을 잘 보고 거기에 맞춰서 대응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아까 재밌었던 표현이 '안 건드리려고 한다' 이 표현이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 건드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민희진 

아- 그, 어, 뭐, 안 건드린다고 했지만 건드렸을 거예요. (장내 웃음) 그래서, 아니 왜냐면은 너무 성격이 달라서. 어떤 사람들도 저한테 ‘나는 너 안 건드렸는데’ 하지만 저는 건드렸다고 느끼는 것처럼. 이게 이게 되게 다른 얘기라가지고. 그러니까 그냥 제 식대로 안 건드렸다는 거죠. 그냥 이제 제가 보통 간섭 받을 때 나 이렇게 간섭받으면 싫은데 했던 거 이제 그래도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하는 거. 

혹은... 음… 모르겠어요 그냥. 그러니까 어,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 건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 성격을 안 건드린다 이런 개념보다는 그 사람들이,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 다르거든요. 근데 그 사람이 가장 잘하는 부분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이. 근데 그 잘하는 부분을 굳이 건드리면서 고치거나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니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막 같이 이렇게 옮긴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잘하는 부분은 엄청 남겨두고 싶은 거? 그 각자의 사람들이 잘하려고 하는 것들은 다 남겨두고 싶어 하는 게 이제 저의 좀 생각이긴 해서. 

안 그러면은 제가 사실 이제 협업을 해서 일을 할 필요가 없어요. 어차피 다 제 식대로 고칠 거면 뭐 하러 협업을 해. 그냥 그 사람들이 정말 잘하고 내가 못하는 것들을 가진 사람들의 장점들이 있잖아요. 그것들을 이제 최대한 남겨두려고 노력하는 게 제 입장에서는 건드리지 않는 거라고 표현을 하는 거죠.


채진솔

그럼 저 그냥 대표님한테 궁금한 게, 대표님은 대표님이 뭘 잘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니까 남들이 나 이거는 안 건드려줬으면 좋겠다, 이거는 나 믿어줬으면 좋겠다 하는 나의 잘하는 점? 일할 때?


민희진 

엄청 재밌는 질문인데. 어, 제가 잘하는 거는 저는 큰 그림을 잘 그려요. 그니까 그 큰 그림을 그리면서 가기까지의 어떤 로드맵, 그리고 해야 하는 어떤 그 마일스톤, 그리고 그 뭐 변곡점, 혹은 중요한 어떤 그 순간들, 방점. 이런 것들을 이제 저는 사실 되게 순식간에 그리는 스타일이기는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막 고민해서 가는 것보다 이렇게 순간 스케치를 확 해서 이렇게 약간 크로키 하듯이, 이렇게 훅 그려놓고 거기에 디테일을 막 이렇게 쌓는... 그니까 사실은 큰 그림을 그리면서 동시에 이제 디테일을 같이 그려가는 걸 좋아해서. 

예를 들면 이제 저는 막 방향성을 설정할 때나 뭔가 이제 크게 이 비전을 만들 때 간섭받는 걸 엄청 싫어하기는 하죠. 그래서 사실 이런 싸움이 일어난 거기도 해요. (장내 웃음)


5. 경계를 넘어,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채진솔

알겠습니다. 저희 이번에 타이틀이 장르가 된 여자들인데, 제가 이 장르가 된 여자들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참 공통점이 있었던 게 다들 '경계' 라는 부분을 다 넘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어떤 틀 같은 걸 넘고, 그 넘어서 자기만의 장르를 찾은 분들인 것 같아서 이분들에 대한 공통점을 찾고 그걸 한번 여쭤보고 싶었는데요.

이번 키워드는 경계입니다. 사실 그 SM 재직 시절부터 굉장히 경계를 넘어서 일을 계속 확장해 오셨더라고요. 커리어를 보니까 처음에는 디자인이었는데 나중에는 뮤직비디오도 다 만드시고 어쨌든 회사 자체를 이끌고 계셨는데 이게 회사 안에서 사실 정해진 롤이 다 있잖아요. 근데 그걸 하나하나 넘을 때마다 저는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넘으셨어요?


민희진 

어- 엄청 힘들었죠. 그 원래는 처음에는 뭐 내가 할 생각도 없었던 것까지 나중에 하게 됐고, 그 어쩔 수 없이 이게 그 일의 완성도를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쭉 생겨나가지구 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도 있었고 이거는 꼭 해야만 하는 일도 있었었고. 이게 뭐, 그때 그때마다 상황이 달랐었던 것 같긴 한데, 이게 또 그런 경계를 넘을 때 내가 원래 그 일을 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생각을 해내지 않으면 사실 또 못 넘거든요.

왜냐하면은 그게 월권이 되거나 오지랖으로 보이거나 이상한 참견으로 보일 수 있는 그 상황도 되게 많아가지고. 이제 사실 이제 그렇게 되면은 일이 완성되기도 전에 그 과정에서 그르쳐지거든요. 그러면 이제 그 일까지, 완성까지 가지도 못하고 그냥 망가져요. 그러다 보니 저는 이제 그런 것들이 월권으로 보이지 않으면서 "이거 되게 좋은 의견을 내는 거야." 그러니까 절반은 나를 숨기면서, 그리고 절반은 이제 좋은 의견을 내는 걸로. 이제 그렇게 가다 보니까... 어... 

이렇게 얘기하면은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시잖아요. 그러니까 이 약간 떠오르는 예시가, 이제 레드벨벳이 예전에, 이제 뭐, 모르겠어요. 제가 이제, 뭐 제 포트폴리오니까 얘기해도 되잖아요? 그러니까 하두 막, 이제, (웃음) 무슨 뭐 이렇게 팀을 거론하면은 이제 이상한 얘기들을 많이 해가지구. 그냥 제 포트폴리오로 얘기하는 거예요.

이 레드벨벳이 제가 생각했었을 때 되게 중요한 시기가 있었었거든요. 근데 그 시기에 회사에서 하려고 했던, 그러니까 이제 그 당시에 그 이제 총괄하셨던 분이. 아시는. 그 하시려고 한 곡이 이제 제가 생각했을 때 타이틀곡으로 조금 안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아 이 시점에는 정확하게 이 어떤 곡으로 나와야 되는데 이 곡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게 있었거든요. 

근데 그때 그래서 제가 A&R 헤드를 찾아갔죠. 그래서 야, 데모 중에 나는 이건 아닌 거 같애. 이 나머지 곡들 중에 해야 될 것 같애. 어- 그리고 그 데모를 동시에 이렇게 다 들려준 게 아니라 이게 띄엄띄엄 들려줬었던 거라. 제가 몇 개 괜찮다고 생각했었던 것들을 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니가 들려줬던 것 중에 이런 거 이런 거가 훨씬 나아. 우리가 이렇게 가야 돼. 이번 음반에서는 이렇게 가야 우리가 잘 돼" 라고 얘기했는데, 이제 그 당시에 이제 그 헤드가 아 자기는 선생님을 설득을 못 하겠다는 거예요. 무섭다고. 의견을 낼 수가 없다. 희진님이 가서 얘기하라고. 

그래서 그냥 저는 갔죠. 가서 "이거 아니다. 이거 지금 내면 큰일 난다. 바꾸자" 막 그랬더니 선생님도 대충 느낌은 오는 것 같은데 약간 자존심이 상하신 것 같기도 하고, 뭐 약간 그래서 저한테 그럼 네 말이 맞는지 직원 폴을 해보자는 거예요. 직원 투표를 하자구. 그래서 어 하자! (장내 웃음) 그래서 이제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곡을 막 넣어가지고 그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곡이랑 이렇게 해가지고 폴을 했지. 근데 제가 생각한 곡이 1등이 됐어요. (웃음) 그래서 하하, 그래서 나왔던 게 "Russian Roulette" 이었어요. (장내 호응) 그다음에 이제 "Rookie" 가 나왔고. 

근데 저는 사실 러시안 룰렛, 루키가 그 순서대로 나와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근데 그 당시에 떨어졌던 곡이 "짐살라빔" 이라는 곡이었었어요. (장내 호응) 그래서 저는 이제 그… (장내 웃음) 그래서... (채진솔 : 괜찮아요) 괜찮지 않나요? 얘기해도 되는 거 아닌가? 네. 아니 뭐 이게 사실이니까. 그때 투표하셨던 분들도 다 계실 거고. 그니까 전 직원이 투표했었던 건 아닌 것 같고, 그 당시에 이렇게 팀장급 정도? 이렇게 이렇게 좀 추려서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 그때 되게 조마조마했었거든요. 그 투표 결과를 기다리면서. (웃음) 아 이게 안 되면 어떡하지? 막 이렇게. 근데 저는 거의 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근데 왜냐하면 그게 곡에 그 꼭 이 우선순위가 있다라는 게 아니라 취향이죠. 누구는 '짐살라빔' 이 좋을 수도 있죠. 근데 이제 그 기획자 입장에서는 그 타이밍이라는 게 있고 그 타이밍에 보여줘야 되는 어떤 그림과, 그 그림을 굉장히 이렇게 풍성하게 해주는 게. 

저는 이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이니까 그림이 저한테는 우선이거든요. (웃음) 근데 이제 예를 들면 생각을 할 때 그 그림이라는 게 단순히 이렇게 딱 보여주는 비주얼이 아니라 그냥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그 전체적으로 비주얼라이즈 되는 어떤 인상. 근데 그 인상에 기여를 하는 게, 크게 기여를 하는 게 저한테는 곡이란 말이에요. 

저는 곡을 약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내가 그리는 큰 그림에 굉장히 강한 그... 마음의 어떤 에너지, 그 파동을 그냥 빡 주는. 근데 이 그림이 그냥 보면은 좋아. 어 좋다. 근데 옆에서 노래를 누가 빵 틀어주면 허 막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 실신을 하게 되는 어떤 그런 감정까지 가는 이제 극대화된 어떤 인상. 이제 그런 걸 만드는 일이 저는 이런 기획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생각한 제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 그런 걸 생각했었을 때 사실 이제 제가 왜 그때 그렇게 그런 곡에 집착했냐면은 제가 그 음반마다 그렸던, 그래도 어지간한 어떤 그 비주얼라이즈된 어떤 이미 인상이 있었단 말이에요. 근데 그 인상에서... 왜냐하면은 사람들한테 내가 그 인상을 쌓으려고 이렇게 축적해 놨던 어떤 스텝들이 있는데, 근데 그게 갑자기 망가지면은 이제 저한테는 그게 너무 일할 때 그런 게 사실 힘들었었어요. 뭐 이렇게 사람들이 뭐 싸우고 뭐뭐하고 뭐 이런 거는 저는 관심도 없었었고 그런 것보다 아, 약간 어 내 일이 망가지면 어떡하지 이런 거? 이제 그것 때문에 되게 막 이렇게 막 돼가지고. 

그래서 그때 이제 그때는 이제 제가 생각했었던 어떤 이미지가 약간 고런 이미지가 딱 나오고 곡이 그런 게 나왔었어야 되는 거였어서 이제 막 엄청 노력을 했는데. 그런데 다행히 이렇게 잘 투표가 잘 됐고 그 곡으로 되고 그다음 곡도 이제 루키가 이렇게 이어져서 어찌 보면은 그 그렸던 그 이미지가 이렇게 쭉 이어지지 않았나.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다음에 이제 "피카부" 로 넘어가고 뭐 이제 고런 일련의 어떤 인상이 생기게 된 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사실 저는 아티스트들한테 되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거기서 뭔가 하나가 살짝 삐끗하거나 약간 응? 하면은 이 전에 했었던 것까지도 잘못하면 의심 받을 수도 있고, 뭐 이거 그냥 대충 아다리 맞춘 거 아니야? 뭐 라든지. 이렇게 작업이 약간 완성도가 살짝 이가 나간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 수 있는데. 물론 이제 처음 보시는 분들은 그냥 어지간히 뭐 그런가보다 하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왜 작업자들마다의 그래도 그 완벽주의가 있잖아요. 근데 어, 그냥 제가 생각했었던 어떤 방향성이 좀 그랬고, 그런데 거기에 또 공감해줬던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게 저는 그런 게 순리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누가 손을 들고 먼저 얘기하냐. 아이 뭐 나만 그 러시안 룰렛이 좋다라고 생각했겠어요? 좋으니까 또 A&R들도 뽑아서 저한테도 들려주고 했겠죠. 그러니까 그 데모, 많은 수많은 데모에서 걸러져서 올라오고 걸러져서 올라오고 뭐 이렇게 오는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무슨 뭐 내 귀가 너무 막 좋아가지고, 뭐 혹은 뭐 내 촉이, 막 그런 거라기보다는 저는 사실 그 당시에 사람들도 대충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아 이게 좋고 이렇게 해야 된다. 

그렇지만 이게 누군가 이제 위에서 정했을 때 말을 잘 못하는 거죠. 그리고 그걸 설득하기까지의 어떤 그 논리가 없지. 그냥, "그냥 곡이 좋은데요?" 이러면 "어 그건 니 취향이잖아" 이러면 막 설득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말을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냥 이렇게 제가 이렇게 그렸던 어떤 플랜, 이미지 플랜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좀 설득도 쉽고, 지금 전 앨범이 이런데 지금 앨범 이렇게 나가야 된다. 그게 이제 설득력 있게 다가가 오는 거겠죠 그 사람들한테? 

그러니까 근거가 있는 설득은 언제든지 이제 어, 충분히 음, 가능성이 있는 이의 제기이기 때문에. 이제 여러분들도 이제 어 뭐, 저한테 많이 묻는 질문 중에 하나예요. 이의 제기 어떻게 하냐. (장내 웃음) 뭐 막. 근데 전에도 말했지만 그게 뭐 상사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해법은 없죠. 근데 이제 그 상사의 스타일을 떠나서 제일 중요한 거는 내 의견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피력하느냐. 그러니까 그 논리를 어떻게 쌓고, 그리고 그 당위를 어떻게 만드느냐. 그리고 그게 또 그, 왜 논리만 좋고 현실적으로 안 예쁜 것들도 많거든요. 그리고 다 떨어져요. 이게 말만 막 잘하고 마지막에 보여지는 게 그냥 꽝이면은 사실 그 말이 다 물거품이 되거든요. 아까도 제가 얘기했잖아요. 말은 의미가 없다고. 

결국에는 결과로 보여줘야 되는데. 이제 그런 것들까지 그래서 이제 어찌 보면은 생각해 보세요. 제가 막 투표도 하자고 했고 막 이렇게 부산을 떨었는데 이 프로젝트가 안 돼 막. 그럼 나는 뭐가 돼? 그러니까 이제 저는 또 더 기를 쓰고 이 프로젝트가 잘 돼야 되기 때문에, 또 이제 제 파트에서 또 최선을 다하게 되거든요.


6. And don't you know HOW SWEET it tastes

민희진

그러니까 어찌 보면은 이제 그 곡을 또 극대화 시켜주는 게 뮤직비디오란 말이에요. 그러면은 이제 뮤직비디오를 또 어떻게... 이게 여러분 되게 신기한 게, 제가 왜 “How Sweet” 이라는 곡 이번 올해 공개할 때, 일부러 곡을 먼저 듣고 뮤직비디오 봐라 그랬었단 말이에요. 보통은 뮤직비디오 먼저 공개하잖아요. 그런데 이제 하우스윗을 그렇게 공개했었던 이유가, 그냥 왜 저 우리는 데모를 다 먼저 듣고 우리는 먼저 다 소스를 알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우리가 주는 것대로 보잖아요. 그러니까 어찌 보면, '어, 이미지 없이 음악을 먼저 들어보나?' 라는 생각이 든 거예요. 

왜냐하면은 우리가 이게 먹여주는 이미지가 없는 상태의 생짜 음악 있죠? 자기 머릿속에만 있는 그림으로 있는 노래를 들었을 때 감상이 되게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보통 그림과 같이 보는 그 노래와 그냥 노래만 들었었을 때의 노래가 되게 달라요.

근데 이제 저는 처음에 하우스윗을 들었었을 때, 아, 그냥 노래가 주는 그 되게... 그 뭐라고 해야 될까, 그 팝한, 그, 그 옛날에 왜 입안에 넣으면 막, 막 오도독 터지는 그, 그거 과자 뭐죠? 아이셔 같은 건가? 아니 뭐, 아 너무 옛날건가? (장내 웃음) 그, 뭐 아세요? 아이셔? 막 그런 이렇게 넣으면은 막 입에서 막 터지는 거 있잖아요. 그런 뭔가 스파클링한 이상한 그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 곡을 처음 들었었을 때. 

근데 뮤직비디오는 또 저의 일이기도 하지만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100% 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만들 수는 없어요. 근데 이제 뮤직비디오가 우리가 얘기한 대로 나왔지만, 또 제가 생각, 원래 생각했었던 그림이랑은 또 좀 다른 부분들도 있어요 당연히. 왜냐하면 감독도 감독의 예술을 해야 되니까.

근데 아… 이 곡은 그냥 꼭 곡만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곡만 먼저. 그래서 제가 한 1시간인가 먼저 냈을 거예요. 이렇게 6시간인가 1시간인가...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이제 시간을 하루 텀을 안 두구 냈거든요. 그 하루텀이었나? 아이 요새 좀, 나이가 들어서 기억이 안 나. 아무튼 (웃음) 그렇게 한번 들어보면 좀 이제 받아들이는 느낌이 되게 달라지지 않을까. 그러면은 이제 그 즐기는 어떤 감각의 그, 그… 게이지가 훨씬 폭이 넓어지거든요? 아마 느끼셨었을 거예요. 노래만 들었다가 뮤직비디오를 보니까 "어, 이런 노래였나?" 거기에 또 안무를 또 얹어서 보면 "어, 이런 곡이었어?"

그러니까 저는 사실 그 청자들이 그런 어떤 순차적인 쾌감, 혹은 그 한 번에 굉장히 증폭적으로 오는 대단한 쾌감, 이런 것들을 다 그때 그때마다 다르게 느껴봤으면 좋겠거든요. 그랬어서 사실은 이제 제 딴에는 되게 배려였어요. 그러니까 되게, 되게 뭐라고 해야 될까... 재미. 

근데 이런 것들을 제가 막 이렇게 하겠다라고 하면 이게 막 마케팅적으로 "아, 뭐 그러면 또 뭐 화력이 분산이 되고" 막 어쩌고 저쩌고 막 된다. 막 이렇게 막 그런 불평 불만이나 뭐 이 걱정을 한단 말이에요. 근데 아니, 그럼 좀 어때? 그냥 이거 우리. 아니 뭐 화력이 그렇게 맨날 중요한가? 중요하죠? 중요하긴 하지만, 중요하죠. 다 가지면 좋지. 그치만… 그냥 저는 사실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이, 여기 질문에도 있었는데, 본질이 항상 즐기는 거에 있다라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이렇게 다양하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를 굉장히 궁리를 많이 한단 말이에요.

근데 제가 이런 객기로 너무 이렇게 왔다갔다 왔다갔다 하면 또 팬덤이 싫어해요. 왜냐면은 "야, 그러면 화력이 떨어져서 우리가 어 1등 할 수 있는데 1등을 못하잖아. 너 때문이야." 막 이렇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구 이제 상징적으로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어쨌든 이제 그 시장의 룰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룰을 너무 벗어나면 사실 또 이제 너무 아웃라이어가 되면은 진짜 아싸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완전 아웃사이더가 되면은 또 아예 관심을 안 줘요. 

그러니까 저는 이제 대중 문화에서 재미를 추구하면서 뭔가 이 새로운 걸 하려면, 항상 그 선을 되게 그때 그때마다 다르게 잘, 그 줄 타기를 잘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죠.


7. 이 일을 왜 할까? 로 시작하는 아이데이션

채진솔

사실 그 방금 말씀 주신 거 들었을 때, 어떤 경험을 그 팬들한테 줄 때 얄팍하게 주는 게 아니라 레이어를 약간 쌓아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주고 그걸 한번 느껴봐라고 이렇게 하시는, 그 기획자로서 약간 마인드가 있으신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네. 저희가 시간이 지금 굉장히 빠르게 흐르고 있어서 벌써 실시간 질문을 좀 소화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아 네네네네) 

사실 오늘 고객 초청 행사다 보니까 실시간으로 또 희진님한테 궁금하신 부분이 되게 많은 것 같아서, 온라인으로 김수진 님께서 질문을 주셨는데요. "희진님께서는 정말 많은 협업을 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포지션에 오래 계셨을 것 같아요. 모두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 여러 의견 가운데 좋은 결정을 내리고 설득하는 방법이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으신지"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민희진

그 아까 대답한 거랑 조금 비슷한 것 같기는 해요. 그러니까 어... 제가 생각하는, 항상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이제 뭐 재미와 그리고 그 저질이냐 아니냐.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웃음) 그러니까 뭐 그 각자의 그 수준에서의 저질과 그, 그게 그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제 뭘, 뭘 저질로 생각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저는 어쨌든 이렇게 뭔가 고품질의 어떤, 그러니까 이게 가격과 별개로, 그냥 항상 고품질의 뭔가를 만들고 싶다라는 욕구가 있기는 하거든요. 그리고 그런 걸 내놔야 내가 창피하지 않고 밤에 잠을 잘 때 다리를 그래도 뻗고 잘 수 있다. 약간 고런 성격이라. 그냥 이제 제가 꼭 추구하는 게 있다라면 사실 이제 품질을 좀 유지를 했으면 좋겠다. 그거를 위해서 이제 최대한 한번 노력을 해 본다, 뭐 요런거?


채진솔

알겠습니다. 또 현장에서도 질문이, 이 질문이 정말 많이 들어왔다고 해요. 희진님만의 기획 아이데이션 과정이 궁금하시다. 그러니까 약간 임팩트 있는 컨셉트를 기획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어떻게 얻고 계시는지?


민희진

그건 저랑 같이 일을 해 보셔야 알아요. (장내 웃음) 아니, 왜냐하면은... (웃음) 아이 저랑 조금 같이 일해본 친구가 얼마 전에 저한테 그래요. "아, 희진님 마인드맵을 이렇게 그리는구나. 아, 이렇구나." 그러니까 이거는 그니까, 일을 꼭 아니라 하더라도 일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면은 약간 제가 어떻게 일하는지 조금 알 수 있는데, 

근데 뭐 항상 이렇게 도식이 있고 이렇다라기보다는 이제 저는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할 때 "아, 이 일을 왜 하지?" 이것부터 생각해요. 이 일을 왜 할까? 나는 이 일을 지금 왜 해야 되고 뭘 위해 해야 되지? 이제 이거를 굉장히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것들을 위주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네. 그러다 보면 실타래가 조금 풀리죠. 그러니까 밑도 끝도 없이 아이데이션 하는 게 아니라, 요새 뭐가 잘 나가? 하고 막 트렌드를 막 이렇게 서치하거나 이러는 게 아니라, 어 내가 이번에는 무슨 음악을 해야 되고, 그리고 무슨 앨범을 내야 되고. 

그래서 제가 얘기했잖아요. 상황에 따라서 음반의 컨셉이 달라져요. 뭐 예전에 무슨 뭘 기획했다가 갑자기 우리가 뭐 이런 사건이 나서 뭐 그다음에 이제 어그러지고 다음에 내야 되는데 그걸 옛날 걸 그대로 쓴다? 제 사전에는 없죠. 그거는 이미 끝난 기획이에요. 그, 그... 왜냐하면은 그 흐름에 없던 기획이었으니까, 그 흐름이 예상돼 있지 않았던 전에 기획이기 때문에 그거는 지금 상황에 맞지도 않아. 

왜냐하면은 지금 우리는 이전과 생각하는 게 달라졌고, 표현하는 수준이 달라졌고, 어... 모든 게 달라져 있기, 환경이 달라졌고, 이 청자들 그러니까 유저들의 생각도 달라져 있기 때문에, 그거를 뭐 내가 꿍쳐놨다고 "어, 그거 그냥 그때 갖다 써야 되겠다" 이렇게 하지 않고 이제 달라진 현실을 반영해서 "그럼 우리는 지금 무슨 얘기를 해야 될까?" 이제 요거를 반영을 하죠. 

그래야 그 아티스트들도 굉장히 공감하면서 같이 일할 수 있고, 그래야 같이 갑론을박이 되죠. 우리가 지금 이 얘기를 해야 돼. 왜냐면 우리는 지금 이런 걸 겪었고 그리고 우리 지금 이런 상황이잖아. 하면 자연스럽게 이제 그렇게 되는 거지, 뭐 예전에 "갑자기 우리 거 기억해놨으니까, 잘 꿍쳐놨으니까, 안 썼으니까 다음에 쓰자" 이러는 건 사실... 그런 방식은 좀 시대착오적으로 아마 소비자들이 먼저 느낄 거예요. 이제 좀 그런 게 있어서 이제 그런 것들,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고 되게 노력을 많이 하죠.


채진솔

약간 기획의 출발이 결국에는 "지금 우리가 이걸 왜 해야 되지?" 약간 본질을 가장 먼저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맞을까요?


민희진

네네네네네.


8. 트렌드는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일

채진솔

제가 사실 그 인터뷰를 좀 준비하면서 주변에 대표님하고 같이 일을 하셨던 분들한테 한번 여쭤봤어요. 어떤 분이신지. 근데 저한테 뭐라고 하셨냐면, "아, 요즘 트렌드 잘 모를 걸? 옛날..." (장내 웃음) 아, 그게 그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본질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트렌드보다는 뭔가 예전에 했던 거, 내가 뭐 좋아하지? 나는 어떻지? 약간 밑으로 엄청 침잠하시는 분이라는 얘기를 제가 들었는데. 사실 이 엔터업은 트렌드가 엄청 빠른 업계잖아요. 그 트렌드가 빠른 곳에서도 약간 나의 중심을 지키는 법이 궁금해요.


민희진

중심을 지키는 게 아니라, 그리고 제가 옛날 것만 좋아한다 이게 아니라, 저는 원래 어렸을 때도, 제가 어렸었을 때 트렌드였던 걸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더 옛날 걸 좋아했지. 그니까 그게 뭐 옛날 게 좋다 이렇다기보다는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거는 항상 그냥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어... 지금 나와있는, 시장에 나와있는 어떤 컨텐츠들보다 예전의 컨텐츠들은 이미 완성도가 있는 컨텐츠들이, 왜냐하면 한 시대가 지났기 때문에 이미 많이 이제 시장에 깔려 있잖아요. 그러니까 뭐 이제 예시가 많은 거죠. 그러니까 예시가 많고 거기서 좋은 것들을 고르기가 쉬워요. 그니까 지금 막 나오는 것들보다. 그리고 그것들에서 더 변형 발전돼서 시대를 타고 흐르면서 더 업그레이드되고 더 이제 밀도가 생기고 더 바뀌고 뭐 하면서 이제 달라진 콘텐츠들이 이제 시대마다 다 다르단 말이에요. 뭐 10년대, 20년대, 30년대, 40년대, 50년대 다 서로서로의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하면서 퇴보도 했다가 다시 돌아가고, 뭐 이런 것들이 이제 쭉 반복돼요.

그런데 이제 그런 것들의 어떤 샘플을 쭉 보다 보면, 이제 그 와중에서도 모든 게 옛날 게 다 좋다는 게 아니라 좋은 것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도 항상 좋은 것들이 있어요. 그러면은 그 좋은 것들이 왜 좋을까? 이거 왜 좋지? 이거를 항상 고민을 해 보게 되고.

그리고 트렌드라는 거는 항상 이제 제가 뭐, 친한 사람들한테는 늘 얘기하고... 지난번에 뭐 삼성에 가서도... 삼성분들,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제가 삼성에 강연 한 번 했었었는데, 그건 비공개였었어요. 근데 이제 그 삼성 분들한테, 그 삼성 디자이너 분들이었는데 이제 그분들한테 했었던 얘기이기도 한데 비슷한 질문이 있었어요.

근데 이제 저는 사실 트렌드를 분석할 때 이제 뭐 나름대로 이제 분석의 어떤 그 나름의 알고리즘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의 제 나름의. 근데 이제 그런 로직이 또 있고. 근데 이제 그 로직을 항상 따른다기보다는, 어,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사실 자신 있게 "내가 이걸 해야 된다"라고 트렌드를 벗어나서 생각하는 그 자신감이 사실 이렇게 축약해서 얘기하면, 그 자신감이 트렌드를 만든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원래... 아니, 이렇게 누가, 지금 막 이렇게 뭐 통바지가 유행이에요. 다 이렇게 다 통바지를 입고 다녀요. 그런데 어떤 누가 엄청 늘씬하게 되게 슬릭한 바지를 이렇게 뭐 되게 이게, 예쁜 부츠에 이렇게 딱 신고 나왔어요. 그러면 그 사람이 되게 멋있어 보이고 자신감 있어 보이면 갑자기 "나도 한 번…?"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게 사실 트렌드거든요.

이제 그런 것들을 또 되게 산업적으로 약간 그 정치화된 어떤 그 패션이나 미술계의 권력들이 또 그런 것들을 또 만들어내요. 그러니까 일종의 예술적 프로파간다를 하거든요? 이게 잘 모르시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데 대중들은. 실제로는 많은 브랜드들이나 이제 많은 디자이너들이 사실 이렇게 로열티를 담보로, 그러니까 그들이 해왔던 축적돼 온 어떤 포트폴리오가 로열티가 돼서, 이제 그런 것들을 담보로 자신 있게 내놓으면 그냥 그 사람 말을 따라가는 거예요. 

저게 유행인가 보다. 에르메스가 뭘 내놓으면은 (웃음) "명품의 최고봉이니까 저게 맞나 부다" 샤넬에서 뭘 내놓으면은 "저게 유행인가 봐." 그냥 이렇게 쭉 따라가게 되는 게 약간 인지상정이거든요? “그게 뭘까” 를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시면 아마 느끼실 건데, 자신감이에요. 근데 그냥 자신감만 있으면 안 되고, 그 자신감을 남들이 인정할 수 있을 만한 밀도, 완성도의 밀도가 엄청난 상태에서 자신감이 더해졌었을 때 사람들이 반박을 못 하는 거예요. "어? 이거 멋있는데? 내 취향이 아니지만 괜찮아" "이거 완성도로는 깔 수 없어" 뭐 이런 말들이 생겨나는 거거든요.

사실 그런 그 평가가 지속되면서 그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명품이 돼요. 명품이 태어날 때부터 "나 명품이야" 하고 태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그 명품은 사실 그 신뢰도로 생기거든요. "저 사람이 뭘 만들면은 분명히 실패가 거의 없어" 혹은 "저 브랜드는 실패가 없는 브랜드야" 그러니까 사도 중박은 해. 그러니까 못 사도 못 골라도 중박 이상이야.

그러면서 사실 신뢰도가 쌓이면서 이제 명품이라는 그 딱지를 달게 되는 거라. 그래서 저는 사실 트렌드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저는 사실 그렇게 인스타나 뭐 트위터는 전혀 안 하고 SNS를 잘 안 해요. 그냥 인스타는 DM의 답장을 하기 위해서 가끔 보면서. 그 남의 인스타도 잘 안 봐요.

그냥 근데 인스타를 하다 보면은 그 피드들이 뜨잖아요. 자동 알고리즘으로 이제 피드들이 떠서 그냥 거기에 나오는 것들에 그냥 아, 대충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는구나... 이렇게 보는 건데. 사실 이제 일을 많이 하고 조금 이제 센스가 조금 있으면 아 이게 몇 가지만 봐두 지금 뭐가 유행이고 뭐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보이거든요? 

근데 이제 거기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이제 거기에 매몰되는 거고. 아, 흐름이 대충 이렇구나, 그러면 이제 "다음에는 이런 게 오겠네?” 뭐 혹은 "그 다음에는 또 이런 걸 좋아하겠다" 이제 이런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업력이 생겨서. 그니까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그러니까 뭐 이제 제가 생각하는 트렌드는 어쨌든 좀 그런 것 같아요.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완성도로 만들어내는 일.


9. 내 사랑은 남쪽 바람을 타고 달려가요

채진솔

저 그냥 들으면서 궁금했던 게, 사실 케이팝에서 그럼 다른 흐름이 보이세요? 어떻게 올 것 같다 이렇게?


민희진

어- 저는 사실 뉴진스를 낼 때 그런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냈겠죠? 그러니까 뭐 사람들이 약간 "아, 뭐 이거 안 쎄서 뭐 외국 팬들이 안 좋아해" 뭐라든지 여러 훈수가 있었어요. 그냥. (웃음) 근데 둘 수 있죠, 뭐 자기 취향이고 그런데. 

근데 이제 저는 사실 시장성을 바탕으로 생각한 거였었거든요. 그 바탕이 뭐였냐면, 이전에 이런 게 없었어서 이게 좋을 거야 라기보다는, 왜 자신감이 있었냐면 좋은 건 늘 좋기 때문에. 그냥 "아, 내가 좋아." 그러니까 "내가 좋다"라고. 그러니까 여기서는 제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그냥 이제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좋다” 라고 생각하는 거 있죠. 그냥 굉장히 제 페이버릿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 그냥 좋은 거. Good한 어떤 거. 굉장히 이제 잘 만들어진 어떤 좋은 거, 는 누구든 거부할 수 없다. 너무 좋아할 거다. 그러니까 잘 만들어진 음악, 이제 생각이 조금 다르게 짜여진 어떤 기획들, 그리고 이제 그 와중에 어떤 섬세한 어떤 어떤 어떤 것들. 

사실 제가 그, “푸른 산호초” 가 막 그 도쿄돔에서 엄청 호응이 있었잖아요. 그게 원래 리허설 할 때 아예 다른 옷이었었어요. 근데 이제 스타일리스트가 제가 무슨 옷을 준비해 놨는지 모르는 상태로 이제 그 리허설에서 보게 됐고, 왜냐하면 워낙 레퍼런스가 많으니까 어지간히 잘 준비했겠지 했는데, 이 친구가 원래 그 스트릿 힙합, 뭐 힙한 스타일을 굉장히 잘 하는 스타일리스트인데 약간 고런 이제 옛날 스타일에서는 살짝 뭔가 그 이해가 조금 떨어졌었나 보죠? 그래서 이제 제가 생각했었던 “어?” 그 이미지가 전혀 아니었던 거예요. 그 리허설 때. 하루 전에.

그래서 바로 "어, 너 옷을 빨리 다시 구해야 될 것 같은데?" (웃음) 그래서 이제 막 이제 뭐 디렉션을 줬죠. 생제임스에 가서 그냥 이 줄가라 티를 사고 흰색 스커트가 필요해. 그리고 굽은 절대로 막 핀힐 이런 거면 안 돼. 약간 키튼힐 같은. 근데 이제 키튼힐 같은 힐이 요새 없기 때문에 되게 찾기가 쉽지 않단 말이에요. 그럼 키튼힐 느낌이 나는 고런 느낌은 빈티지샵 막 뒤지고, 막 하루 만에. 

근데 저는 사실 다 이제 그게 나온 다음에 사람들이 "와, 저 구두 굽을 저런 걸 신겼네" 막 뭐 이런 막 그 세세한 평가들을 할 때, "아 역시 그래도 다 아는구나, 다 알아보시는구나" 알아볼 거라고 생각은 하고 했죠. 왜냐하면 그런 알아보는 사람들이 봤을 때 쪽팔리면 안 돼서 그걸 막 고치는 거거든요.

근데 아, 그런 걸 다 알아보시고. 그러니까 아티스트들도 되게 열심히 하는 거예요. 자기들의 손동작, 그 옷 매무새, 그리고 그 동작 하나가 얼마나 큰 감동과 파장을 주는지. 그런 섬세함을 캐치하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굉장히 잘하거든요. 왜냐면은 어떤 파트에 어떤 그 느낌을 줘야 되는지 자기가 이렇게 딱 캐치를 해야. 그건 누가 가르쳐 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게 딱 캐치가 돼야 자기가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게 나오거든요. 그게 이해도라는 거고 그게 이제 구사력, 표현력이라는 건데. 

아무튼 이제 저는 그런 것들이 이제… 어지간히 빠른 시간 안에 급조했는데 이게 좀 잘 맞아떨어진 거지 않았을까. 그래서 두 번째 날에는 이제 옷을 조금 바꿨죠. 그래서 이제 조금 더 여성스럽게 이제 뭐 입어도 보고. 왜냐하면 이제 똑같은 옷 입으면 좀 지겨울 수도 있으니까. 근데 이제 그런 디테일들도 다 생각해 주시는 게, 역시 그런 맛에 사실 이 일을 하거든요. 이게 작은 차이를 알아봐주고 아 그걸 재미있어 하는 분들을 보면 이제 이 일이 조금 할 맛이 난다. 그 좀, 조금 재밌다. 이제 그런 데서 사실 희열을 느끼는 거지, 뭐, 뭐 그렇게 큰 별다른 데서 느끼는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이제 민지가 막 아이디어를 내가지고 이제 개인 무대를 막 했었잖아요 도쿄돔에서. 뭐 예를 들면 막 머리를 어떻게 딸까, 막 이런 것들을 이제 막 자기들이 막 의견을 내고 한 거란 말이에요. 가방에서 사탕을 막 던지고, 뭐 가방을 메고. 아니, 저는 그런 것들이, 그거 다 이제 민지랑 퍼디랑 같이 했었던 건데.

이제 저는 그런 게… 이제 어떤 건 제가 했고 어떤 거는 이제 그 아티스트가 하고 어떤 거는 또 퍼디가 하고, 어떤 건 뭐 또 누가 하고 막 이랬을 거잖아요. 다 제가 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이제 그런 것들의 어떤 그 각자가 생각했었던 디테일 있죠. "내가 이 무대를 열심히 할 거야, 잘 할 거야" 했었을 때 각자가 각자 나름대로 구현했던 디테일이 모여서 사실 되게 밀도 있는 완성도를 이루고, 그런 것들로 감동을 주거든요.

저는 사실 협업의 중요성은 그런 데서 온다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일을 열심히 해야 되는 이유가 사실 좀 그런 데 있다. 거기서 내가 만약에 조금 귀찮아서 소홀히 했거나 체크하지 않았으면, 뭐 물론 우리 스타일리스트는 내가 막 깐깐하게 "야 그 구두가 아니야 딴 구두 찾아와" 이러면은 힘들었을 수도 있죠 그 순간에는. 그래도 하고 나면은 그 친구도 훨씬 안 고친 거보다 되게 뿌듯했을 거예요.

그리고 이제 그 친구는 또 자기가 잘하는 데서 훨씬 또 다른 탤런트를 또 보여주니까.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아무튼 이제 저는 그런 게 일하는 재미고 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채진솔

약간 계속 반복됐던 키워드 중에 완벽주의라는 얘기를 제가 앞서 인터뷰에서, 일하실 때 특히 많이 봤는데, 그런 게 약간 기획에 다 녹아져 있고 그거를 또 알아보시는 분들이 되게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민희진

근데 이제 완벽주의라는 말이 좀 오글거리고 그리고 좀 이제 좀 재수 없게 들려서 사실 잘 안 하고 싶은데, 저는 옛날에 되게 거부했었거든요. 누가 나를 완벽주의자라고 하면 되게 내가 히스테리컬한 여자로 보이고 뭔가 이렇게 멋있지 않은 여자처럼 보여가주구. 이렇게 그런 거를 잘 안 하려고 했는데.

근데 그냥 일을 하다 보니 아 그래, 이 말도 사실 별 말은 아니야. 그냥 뭐 완벽주의가 그냥, 그냥 꼼꼼하다는 거지. 근데 또 일상에서 제가 그렇게 꼼꼼하지는 않아요. 그냥 일을 할 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꼼꼼한 거지. 그래서 그냥 뭐 좀 오그라들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장내 웃음) 네.


10. 진심을 다해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채진솔 

네 일할 때, 네 알겠습니다. 사실 지금 질문이 많은데 저희가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이제 이 시리즈에 약간 공통 질문,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해요. 나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민희진 

뭐가 다 나만의 장르겠어요... 그냥... (웃음) 솔직히 제가 그냥 여기 나와서 얘기하니까 무슨 '장르가 된 여자들' 이 된 거지 그 여자가 된 거지 뭐. 여러분들도 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장르가 이미 됐죠. 

그거를 뭐, 내 장르를 막 일부러 만들겠다 막 이런 것보다도. 그냥 어쨌든 제가 싸울 싸움을 회피하지 않고 싸우고 그냥 할 말을 하고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건 뭐 그렇게 음원을 먼저 내고 뭐 (웃음) 하고 싶으면 뮤직비디오 먼저 내고 아무 때나 내고 막 이렇게 나름대로 이제 제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했는데, 거기에 또 그런 진심을 알아봐주셔서 호응을 또 잘 해주셨고. 그러다 보니 운 좋게 또 이렇게 장르가 됐다라는 표현을 듣게 된 건데 

제 생각에는 알려지냐 안 알려지냐의 차이지,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히 모두가 다 장르가 됐죠. 그 열심히 한 분들이라면. 이 게으른 분들한테까지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 (웃음) 아 그쵸. 그 게을렀으면 게으른 벌을 받아야죠. 그런 타이틀을 줄 수는 없고 그냥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한 분들은 유명세가 있건 없건 이미 장르가 됐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이미 다 안다. 그리고 설사 지금 당장 주위 사람들이 몰라 본다 하더라도 야속해 하지 말아라. 그거는 주위가 둔감해서 그럴 수도 있어요. 그거를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정을, 또 인정을 받아요. 

근데 또 잘 생각하셔야 될 게 남의 인정을 받자고 내가 일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생각하실 때 그 자괴감이나 혹은 그 동기 부여 있죠. 그거를 어떻게 막 자꾸 끌어올려야 되냐면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제가 맨날 아침에 일어나면은 신문에 이상한 기사가 나가지고 내가 때려맞고 있는데 내가 살맛이 나겠어요 솔직히? 아니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게 나한테 숙제라니깐요? 아니 뭐 기가 막혀요.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막 올라오고 올라오고 이러는데 이런 악몽, 

그 영화 있잖아요. 사랑의 블랙홀은 똑같은 게 반복되기라도 하지, 나는 무슨, 뭐 생각지도 못했던 거짓말들이 막 올라오고 막 그거를 또 막 이걸 해명하면 해명했다고 또 그게 올라와 또. 그 아니면 또 아니라고 올라오고 뭐 어쩌라는 거야? 뭐. 사실 눈 뜰 때마다 아...씨... (장내 웃음) 그냥 그런 생각이 있어서 제가 여러분보다 괴로울 거거든요 지금? 자신할 수 있어요. (웃음) 제가 누구보다 괴로울 건데.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내가 이 괴로운 과정을 어떻게 겪어야 되지? 이제 이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단 말이에요.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이 없는데, 근데 자꾸,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제 정치가 돼서 이게 종교 전쟁처럼 됐거든요. 이게 약간 진실을 얘기해 줘도 진실을 믿지 않아요. 그냥 자기가 믿고 싶은 걸 계속 믿는 거죠. 

제가 첫 번째 기자회견 때 이미 얘기했어요. 그 믿고 싶은 걸 믿는다고 사람은. 그래서 이런 걸 말하는 게 되게 어렵다. 믿어줄지 안 믿어줄지 모르고 자기가 답정을 하고 듣는데 근데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누구 말이 진짜고 뭐가 사실인지 알게 될 건데. 

근데 아무튼 그 시간을 때우기가 힘든 거예요. 그, 경찰 발표 나올 때까지가 힘든 거죠.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웃음) 막. 이제 개인적으로는 이제 그런 생각들이 있는 것처럼, 이제 소송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이제 모든 게 이렇게 빨리빨리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는데 시간은 내 마음대로 흐르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시간을 내가 어떻게 인고로 견뎌야 되나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나를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죽도록 괴롭지만, 어... 그냥 이제 뭐 여러 가지 방법론을 혼자 이렇게 많이 생각을 해 봤는데, 어 근데 어쨌든 그 본질을 계속 떠올리는 수밖에 없어요. 내가 이 싸움을 왜 시작했지? 어,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나? 내가 이거 안 했으면은 더 좋았을까 기뻤을까 과연? 

그러니까 후회가 아니라 그냥 계속 반추하고 그리고 또 미래를 생각해 보고 내가 해야 될 일들을 생각해 보면서 지금은 계속 다지는 거죠 뭐. 그러니까 사실 그 모두가 다 괴롭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자리에서 그 괴로움을 극복하는 방법? 이제 이런 것들을 이제 자기가 터득할 수밖에 없다. 

이게 제가 이렇게 막 괴로워도 다른 사람들은 남 일이라서 제 일이 저만큼 괴롭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 다른 연예인 일들도 그렇고 정치인 일들도 그럴 거예요. 정치인들도 이게 우리 정치인은 마치 욕 먹어도 되는 사람처럼 막 욕하잖아요 그냥. 그 사람들도 인간인데 얼마나 괴롭겠어요 사실. 이제 그런 거... 그러니까 저도 옛날에 그런 생각 안 했는데 내가 괴로움을 당해 보니까 생각지도 않았던 아저씨들 걱정을 다 해주구 (웃음) 대부분 뭐 몰랐던 부분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뭐 그러면서 인간이 이제 뭐 익어 가는 거죠 뭐. 

근데 아무튼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여러분 그 일상에서의 어떤 뭔가 괴로움이나 고난이나 일의 힘듦이나 이제 이런 것들을, 이게 너무 좌절하고 막 하 나는 환경이 이래서 어쩌고 저쩌고 막 이렇게 따지지 마시고, 최대한 자족한 상태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그래도 연마하고 공부를 하는 게 굉장히 생산적이다. 괴로워 한다고, 괴롭다고 막 죽을 순 없잖아요 그냥. 그러니까 그 제가 맨날 하는 얘기가 죽지 못해서 산다고 (웃음) 죽지를 못하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은 누군가가 이제 불쌍해서라두...

뭐 아이 이게 진짜 겪어보니까 되게 세상에 좋은 사람 많더라고요. 많아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웃음) 제가 그 퇴사하면서 너무 시원한 마음에 입장문을 막 엄청, 처음에는 사실 제가 수다쟁이니까 얼마나 길게 썼겠어요. (장내 웃음) 막 한을 막 거기다 다 풀었다가 이러면 아무도 안 읽는다. 그래서 이제 막 쳐냈죠.

근데 이제 거기서도 썼듯이 최악의 사람들을 경험했지만 최고의 사람들도 경험했거든요? 그게 막 위로가 아니에요. 실제로 그냥 겪고 우와 되게 신기하다. 와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약간 이제 뭐 그런 것도 겪어서 결국에는 이제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제 피드백은 또 달라진다. 그래서 이제 모두 다 같이 힘들기 때문에 모두 다 같이 힘을 내자. (장내 웃음)

아니 또 막 저만 힘들다고 또 할 수는 없으니까 각자의 인생에서 각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다 힘들죠. 그 힘든 사람들한테는요 제 고통은 고통도 아니에요. 자기 고통이 제일 힘들기 때문에. 저는 그게 위안이기도 했어요. 아 내가 이렇게 고통스럽지만 저 사람들은 내 고통을 이렇게 느끼지 못한다. 너무 다행이다. 그게 그게... 좋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무튼 그냥 진심을 다해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뭐 드러나고 알아주겠죠 뭐. 그냥 순리를 믿는 수밖에. 쩜쩜쩜. 에헤헤흐흐.


채진솔 

여러분 대표님한테 박수 한 번 부탁드릴게요.


(장내 박수)


민희진

감사합니다.


채진솔 

저희 오늘 마련된 시간이 이제 거의 다 되어서 이제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짧게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민희진 

아이 뭐 저는 항상 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 되게 이상한 타이밍에 시간이 참 잘 잡히는데... 저는 계엄이 되는 줄 알고 못하는 줄 알았잖아요. (장내 웃음) 저는 집에 감금되는 줄 알았는데. 

아무튼 뭐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난 것도 되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그래도 사실 근래의 시간 중에 또 제일 기뻤던 시간 같기도 해요. 그냥 뭔가 잡생각 없이 제 얘기를 좀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말이 길지만 그래도 조금 짧게도 할 수 있어요. 으하하. 오늘 좀 짧게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아무튼 이제 제가 워낙에 요새 막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저 스스로. 여러분들도 삶에서 되게 행복을 느끼면서 사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이제 너무 이렇게 막 미워하고 공격하고 이제 이런 게 지금 좀 만연화 돼 있잖아요 다, 모두가 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데. 하... 그냥 다 같이 조금 내려놓으면 편하지 않을까? (웃음) 뭐 이제 그런 생각도 들고 뭐 네, 되게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장내 박수)


SSIBAL, I HAVE TO WIN THIS


END




         















 
익인1
헉 궁금했는데 공유 감사ㅜㅜ
7일 전
익인2
우왕!!
7일 전
익인3
고마워 쓰나
7일 전
익인4
🙏
7일 전
익인5
헐 너무 궁금했는데 고마워!!!
7일 전
익인6
고마웡
7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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