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표결 불발로 인해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WP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표결에서 단결했다”며 “윤 대통령의 행동들보다 진보 정권의 복귀를 더 우려한 것”이라고 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 탄핵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이후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에 국민의힘과 협상을 이뤄냈지만, 이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할 수밖에 없는 행보”라며 “탄핵이 무산되면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에 정치적 불확실성과 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제는 그의 문제(troubles)가 여당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WSJ는 특히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을 놓고 “국가보다 정당을 중시했다”고 비판한 미국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 소속 한국 전문가 칼 프리드호프 연구원은 “탄핵을 막은 것은 한국 집권 보수당과 윤 대통령에게 ‘피로스의 승리(이겼으나 승리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피로스의 승리는 고대 그리스 전쟁 일화로 너무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러, 승리하긴 했으나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는 승리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