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상장 이익을 공유했던 사모펀드(PEF)는 하이브 상장 직후 지분 절반 가량을 매각했다. 잔여지분은 6개월여가 지난 뒤에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브가 이타카홀딩스 인수 등 대형 호재가 있었던 시기와 매도 추정 시기가 맞물린다. 추가 지분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점검해야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톤 제1호 펀드와 메인스톤(이스톤·뉴메인 제2호 펀드가 만든 SPC)는 2021년 10월 하이브 상장 직후 나흘 동안 하이브 주식 158만1881주(상장 후 지분율 4.7%)를 시장에서 매도했다. 3600억원어치다.
상장 직후 폭탄 매물을 쏟아냈어도 두 펀드는 하이브 주식 168만1287주(지분율 4.97%)를 갖고 있었다.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낮아지면서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 정확한 매도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들 펀드는 해당 주식을 하이브 상장 이후 6개월이 지난 2021년 4월까지 잔여 지분을 보유했다고 한다. 이후 수차례에 나눠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등의 방식으로 처분했다는 것이다.
하이브 주식을 모두 처분한 건 2021년이다. 이스톤 제1호 펀드는 2021년 6월, 이스톤 뉴메인 제2호펀드는 2021년 7월 각각 해산했다. 이 때 하이브 주식 처분 및 이익 분배가 끝났다는 의미다.
두 펀드가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21년 4월부터 6~7월까지는 하이브가 본격적으로 사업 재편 및 외부 투자를 진행하던 시기다.
2021년 4월 초 하이브는 완전 자회사였던 하이브IPX와 하이브360를 각각 흡수합병하며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하이브IPX는 이승석 전 이스톤PE 이사가 대표이사로 있던 곳이기도 했다.
동시에 미국 법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타카홀딩스 주요 주주와 가수 등을 대상으로 18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증자와 4400억권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이타카홀딩스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이 대거 포진한 글로벌 레이블이었다.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면서 하이브는 글로벌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타카홀딩스 인수대금 지급 및 유상증자는 5~6월에 모두 마무리됐다. 대형 호재로 2020년 말 15만대였던 하이브 주가는 2021년 6월 말 30원만대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이들 PEF 설립과 의사결정에 방 의장의 지인이 곳곳에 등장하는 만큼 주식 처분 시기와 각종 호재 사이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하이브 상장 또는 주요 사업 계획과 관련된 내부 정보를 활용해 펀드 투자와 청산 시점을 조정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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