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덤’이 대통령 탄핵·하야 촉구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다. 서울 여의도 집회에서 K팝 팬덤 응원봉이 등장했고 부산 집회에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이름이 거론됐다.
4일 오후 7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군사반란 계엄 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에서 한 시민은 “툭하면 소비자를 기만하고 인권유린하는 방으로 시작해 혁으로 끝나고 중간에 시가 들어가는 또 다른 ‘용산XX’가 있는 회사를 버텨 오던 아이돌 X순이인 저는 제가 시위 특화 인력임을 깨닫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시민은 대통령실과 하이브 사옥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것을 두고 ‘용산XX’로 발언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방 의장을 동시에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부산 시위 외에도 K팝 팬덤의 ‘나라 걱정’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에서도 K팝 가수들의 노래와 응원봉이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샤이니 팬덤은 샤이니를 상직하는 색이 담긴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와 샤이니 곡을 집회 현장에서 틀었다. 이들은 ‘민주주의니월드’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자신들이 샤이니 팬덤임을 알렸다. NCT 팬덤 또한 응원봉을 들고 현장에 집결했다.
이외에도 이날 집회에는 에스파의 ‘위플래시’, 로제의 ‘아파트’, 윤수일의 ‘아파트’, 지드래곤 ‘삐딱하게’, 샤이니 ‘링딩동’, god ‘촛불하나’ 등 수많은 아이돌의 음악들이 집회 현장을 달궜다.
각자 서로 다른 팬덤들끼리 각자 응원봉을 들고 나온 모습도 있었다. K팬덤이 각자 팬덤 주체성을 가진 응원봉을 들고 현장으로 나와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다. K팝이란 문화 자체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주류 문화로 인식하게 된 결과로 보는 분석이 있다.
이뿐 아니라 아이돌이 참여하는 현장에 참여하고 소속사를 향해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K팝 팬들이 집회에 ‘특화’된 것이 아니냐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공방(공개방송) 잃은 팬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여주겠다” “우린 시위 특화 인력이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외신들도 이에 주목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수만 인파가 얼어붙는 기온 속에 국회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으며 젊은이들은 좋아하는 K팝 그룹의 응원봉을 흔들며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AFP통신 또한 “시위대는 K팝을 들으며 즐겁게 뛰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며 에스파와 소녀시대 노래 등이 맞춰 탄핵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