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채 10분도 지나지 않은 오전 9시43분 ㄱ씨가 강씨에게 전화를 건다. ㄱ씨는 자신을 “박완수 의원실 ㄱ 비서관”이라고 소개하고, 강씨에게 “하나 여쭤보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게 법에 위법이 되는지 확인 좀 하려고요”라고 전화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들은 전화 통화에서 여론조사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선거관리위원회 확인을 피할 수 있는지 등을 자세하게 묻고 답한다. 이 2건의 전화 통화에서 강혜경씨는 ㄱ씨와 모르는 사이였으나, 미래한국연구소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명태균씨는 ㄱ씨와 예전부터 소통하던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날 박완수 지사가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4월22일 오전 11시18분 명태균씨가 강혜경씨에게 “박완수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 왔다”라고 말하는 전화 통화 녹취록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명씨 말대로라면, 명씨는 ㄱ씨는 물론 박 지사와도 예전부터 친밀하게 소통하는 사이였던 셈이다.
이에 대해 박완수 지사는 “2016년 경남 창원의창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나갔을 때 명씨가 내 경쟁후보를 지원했다. 명태균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그때 처음 알았다”며 “하지만 명씨를 처음 만난 것은 2021년 8월 초 윤석열 대통령의 요청으로 윤 대통령이 사는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찾아갔을 때였다. 먼저 와 있던 명씨가 나를 윤 대통령에게 안내해줬고, 만남을 끝내고 나올 때 명씨가 기념사진을 찍어줬다”고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신분이었다.
박 지사는 또 “도지사 공천이 확정되자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는데, 그 속에 명씨 전화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억하지 못한다”며 “내가 명씨에게 전화를 건 일은 없으며, 내 휴대전화에 명씨 전화번호는 저장돼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건 일이 없다”고 하다가, 녹취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ㄱ씨는 또 “명태균씨로부터 몇차례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내가 명씨에게 먼저 전화를 건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완수 지사 쪽 다른 관계자는 “ㄱ씨가 강혜경씨에게 여론조사를 문의했더라도, 실제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것이 박 지사 쪽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완수 지사의 도지사 선거 출마로 발생한 경남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 당사자인 김영선 전 의원이 출마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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