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긴박하게 움직인 국회가 비상 계엄 해제 결의를 차질 없이 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 주요 IT 업체가 국회 담벼락을 넘어가며 '국회 표결 시스템'을 정상 운용한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0일 ICT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국회 진입이 통제되자, 일부 IT 업체 직원이 국회 담벼락을 넘어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국회 표결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도록 유지·보수하는 한 IT 서비스 회사 소속 직원들로 파악됐다. 이들과 협력하는 국회 전산 담당 공무원 일부는 지하 비상 통로를 이용해서 국회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들도 국회 진입을 통제받았고, IT 업체 직원들에도 예외 적용은 없었다”면서 “특히 계엄 선포 이후 약 1시간 뒤부터는 국회에 계엄군이 출동해서 내부로 정상적인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IT 업체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당시 국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서는 국회 표결이 필요한데, 이때 전산으로 이뤄지는 국회 표결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는 것이 관건이었다.
국회는 숨은 공로자인 IT 인력들 덕분에 정상적으로 비상계엄 해제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었고, 여야는 재석 의원 190명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했다.
비상계엄 이후에도 이들 인력은 국회 내부에서 잔류하며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뿐 만이 아니다. 국가 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도 비상계엄 직후 국가 정보시스템이 24시간 정상 작동하도록 비상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정부세종청사에서 각 부처 전산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IT 기업 직원들도 비상계엄 직후 청사에 복귀해서 현재까지 정부 전산망 정상 운영에 만전을 기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한 IT 서비스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급작스러운 상황 전개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서비스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이른 시간 안에 국회 표결까지 이뤄졌다”면서 “IT 서비스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공공 IT 담당자는 “비상계엄 여파로 여러 공공기관 프로젝트에 투입 중인 많은 IT 인원이 밤낮없이 고생하는 중”이라면서 “IT 담당자들은 평상시에도 대국민 서비스의 정상 운영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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