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학교 출입 통제하며 학생 귀가 조치
한예종 "문체부 지시"라지만
문체부 "몰랐다" 입장 엇갈려
유인촌 장관 탄핵 반대 호소 동력 잃을듯
[파이낸셜뉴스]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 당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출입을 통제하고 학생들에게 귀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예종 측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시로 통제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혀 몰랐다"며 입장이 엇갈렸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전날 윤 대통령 탄핵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호소가 있었던 만큼 한예종 출입 폐쇄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1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학교인 한예종은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석관동 캠퍼스 통제에 나섰다. 학교 후문에는 '현재 비상계엄 중 출입통제함'이 적혀 있었고, 방송은 "현재 비상계엄 선포 중에 있다"며 "출입자 통제를 시행하므로 모든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통제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다음날 오전 4시3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비상계엄으로 학교가 통제된 것을 두고 국립대 차원의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타 국립대에선 특별한 조치가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따로 출입을 폐쇄하거나 통제한 적이 없다"며 "정부 지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과기대 관계자도 "출입 폐쇄, 통제를 한 적 없다"고 밝혔고, 부산대와 경북대, 인천대 등 교육부 산하 타 국립대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중 유일하게 문체부 산하인 한예종만 학교 폐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예종 측은 담당 부처인 문체부 지시라고 설명했다. 한예종 관계자는 "문체부 소속 기관 전체에 전달된 사항"이라며 "공문이 내려오지 않고 구두로 지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란과 불편을 겪었을 학생이나 구성원에 대해선 공감한다"며 "학교가 일어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때문에 학생들의 비판은 이어졌다. 한예종 재학생인 A씨는 "국립대학이라 계엄시 국가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통제 지시문과 안내방송이 나왔다는 것에 경악했다"며 "학교 판단인지, 문체부 지시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일을 즉시 시행한 측의 명백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예술학교를 계엄에 활용하려고 했다면 더 분노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예종 담당부처인 문체부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난색을 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예종을 지도, 감독하는 예술국도 처음 듣는 얘기"라며 "지도와 감독 부분에서 지시한 것 같진 않다"고 해명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전날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윤 대통령 탄핵 저지를 호소했지만, 한예종의 폐쇄가 드러나면서 유 장관의 호소는 힘을 잃을 전망이다. 특히 학교 측의 해명과 문체부의 해명이 엇갈리면서 한예종 폐쇄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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