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해 동안 MBC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다수 선보였다. MBC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예능, 시사, 교양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상당한 저력을 드러낸 것. 올해 MBC는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 ‘우리, 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 ‘지금 거신 전화는’과 2부작 드라마 ‘나는 돈까스가 싫어요’, 일일드라마 ‘세 번째 결혼’, ‘용감무쌍 용수정’, ‘친절한 선주씨’를 송출했다.
오는 30일 ‘2024 MBC 연기대상’이 개최되는 가운데 유력한 대상 트로피의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밤에 피는 꽃’의 이하늬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 ‘백설공주’ 변요한이다.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정명인, 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은 이견 없이 상당한 흥행을 보여준 작품이다. 지난해 신드롬급 인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연인’이 최고시청률 12.9%를 기록했고, 2021년 방영된 ‘옷소매 붉은 끝동’이 17.4%를 기록한 바 있다. ‘밤에 피는 꽃’은 지난 2017년 방영된 ‘돈꽃’이 23.9%를 기록한 이후 7년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남겼다.
이런 진기록을 쓴 공신은 바로 이하늬다. 이하늬는 극 중 좌의정 댁 맏며느리이자 15년차 수절과부 여화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이하늬가 2021년 방영된 SBS 드라마 ‘원 더 우먼’ 이후 3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었다.
이하늬는 출산 6개월 후부터 이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연기부터 액션까지 본인의 매력을 제대로 뽐내며 여배우들이 임신, 출산을 하게되면 빠른 복귀가 어렵다는 일반론을 바로 뒤짚었다. 이하늬는 특유의 말맛을 살리는 대사 처리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가면서 호평받기도 했다.
‘이친자’(작가 한아영, 연출 송연화)의 한석규 역시 유력한 후보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 분)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 장하빈(채원빈 분)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좇는 부녀 스릴러다. 한석규는 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친자’를 통해 살벌한 ‘연기 차력쇼’를 보여줬다. 한석규는 전 아내가 사망하면서 이혼 후 10여년 간 따로 살았던 딸과 한집에 살면서 갈등을 겪는 모습을 여러가지 모습으로 표현했다.
‘의심’이 곧 직업인 장태수가 딸 주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딸을 의심하는 것과 그로 인해 생기는 부녀의 팽팽한 대립, 의심을 하는 가운데에도 진범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이자 아빠의 모습 등 전달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안방극장에 생생히 전달했다. 특히 뒷모습만으로도 시청자들에 설득력을 주는 명품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백설공주’(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의 주연 변요한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배우 중 하나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 분)가 형사 노상철(고준 분)과 10년 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변요한은 극 중 억울한 누명을 써서 10년간 징역 살이를 하다가 온 고정우 역을 맡아 연기했다.
변요한은 극 초반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 연기부터 징역살이하고 나온 이후의 모습까지 고정우라는 인물의 10년 이상을 연기했다. 특히 후반부로 가면서는 대사량이 상당히 적어진 가운데 시선 처리와 표정 연기, 행동만으로 인물의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 심도 있는 메소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방송 관계자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한석규에게 돌아갈 것 같다”며 “긴 호흡을 본인 연기로 꽉꽉 채우며 관록을 보여줬다. 미진할 수 있던 시청률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연기만으로 보면 한석규, 변요한도 만만치 않지만 이하늬가 근 몇 년간 부진했던 MBC 드라마의 시청률을 확실히 끌어올린 만큼 공로를 생각해 상을 주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이뿐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 ‘밤에 피는 꽃’이 상을 쓸어갈 것 같다”면서도 “변요한이 연기를 잘해서 받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2024 MBC 연기대상’은 오는 30일 진행된다. 김성주, 채수빈이 진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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