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신도 많았는데 비주얼은 어떻게 보여주고 싶었나.
▶외적인 걸 사실 관리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이번엔 물밀듯이 스케줄이 밀려와서 드라마를 찍다가 유독 살이 많이 빠졌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5~6㎏ 정도 빠졌는데, 밥은 심지어 평소보다 많이 먹는데도 빠지더라. 살이 빠지는 건 속상했지만 감독님께서 '얼굴이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화면에는 잘 나오고 있구나 했다. 특히 로케이션이 거의 다 지방이어서 중간중간에 피부과 갈 시간도 없어서 팩을 직접 사서 붙이기도 했다.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결말이 따뜻하다. 극이 감독님 성향이나 분위기 따라 쫓아간다 생각하는데 (시청자들이) 결말 보면 감독님다운 결말이구나 생각하셨을 것 같다. 말 그대로 해피엔딩인데 만족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함과 웃음을 잃지 않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좋은 엔딩이지 않을까 한다.
-제작발표회 때 시청자들로부터 달라졌다는 반응을 듣고 싶다고 했는데, 반응을 챙겨봤나.
▶매니저님들이 보내주시는 반응도 있고 저는 엑스(구 트위터)에서 자주 보곤 하는데, 가장 걱정했던 건 민주와 용주의 조합이었다. 둘의 이미지가 얼마나 잘 맞는지는 굉장히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둘이 웃는 게 똑같다' '얼굴 합이 좋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런 이야기가 많더라. '둘이 특이한 분위기가 생성되는 것 같다'라든지, 그런 칭찬도 많이 봤다. 감사하다.(웃음) 특히 세 작품 속 캐릭터가 다 다른데, 이런 스펙트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어느 정도 보여드리지 않았을까 싶고, 어떤 걸 맡겨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더 보여드리고 싶었던 만큼, 이런 반응은 앞으로 작매 작품마다 듣고 싶은 반응이 될 것 같다.
-주연작이 쌓이면서 배우 스스로도 성장한 걸 느끼나.
▶확실히 책임감은 많이 쌓인 것 같다. '금수저'와 '밤에 피는 꽃'도 그렇고 '나쁜 기억 지우개'와 '취하는 로맨스'까지 몸짓과 표정, 말투 하나로 현장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걸 알게 됐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지언정 촬영에 들어가면 스태프들 모두 배우를 바라보고 계실 텐데 그런 상황에서 힘든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차갑게 굳는 것 같다. 더더욱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느꼈고,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가 아니라 같이 만들어 나가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 책임감은 때론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촬영 끝나면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신나더라. 촬영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웃으면서 시작해서 웃으면서 끝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작품이 거듭될수록 현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더 많이 느꼈고, 그 부분에서 확실히 성장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도 현장을 리드하는 사람으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 같다.
-로코 외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두 가지를 더 해보고 싶다. 하나는 코미디다. 따뜻함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믹한 휴먼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정반대로 살벌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이 두 가지를 꼭 이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올해 연달아 세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소감은. 이 계기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생긴 부분도 있나.
▶세 가지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경이로운 느낌이었다.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극에서 칼도 휘두르다가 테니스 선수로 나와서 코미디를 보여주다가 '취하는 로맨스'에서는 스윗하고 달달한 남자가 된 게 신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라 생각이 든다. 감사하게도 중간중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갈 에너지가 됐기 때문에 차차 다른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운이었다. 올해가 제일 바빴던 것 같은데 치열하게 살아보면서 더 큰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빨리 다른 캐릭터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여러 드라마를 거치면서 이종원이라는 사람도 계속 업그레이드가 돼가고 깊어지는 것 같기도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물음표였다면 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다는 정도의 느낌표가 생겼다.
-'MBC 연기대상'을 앞두고 있는데 '밤에 피는 꽃'으로 수상을 기대하는지.
욕심은 당연히 나는 것 같다. 수호라는 캐릭터는 정말 이종원을 다 녹여서 만들었던 것 같다. 또 드라마가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만약 상을 못 받을지언정 후회가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에 상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후회가 없을 것 같다. 너무 재밌었고 행복했던 만큼, 장태유 감독님과 또 만나서 더 재밌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상에 대한) 욕심은 있다.(웃음)
-올해 마무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 목표가 있다면.
생일이 12월 31일인데 늘 한 해 마지막 날 친구들과 마무리를 하는 편이어서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조용히 마무리를 하고 싶다. 너무 감사하게도 올해 좋은 일들이 많았어서 축하하면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자신에게) 장작과 연료를 더 넣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만큼 열정이 더 많이 생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꾸준히 뭔가 만들어 나가고 싶다. 지금으로서는 (배우 이종원을) 더 불태우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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