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5시쯤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 앞. 붉은색 천으로 덮인 테이블 위에 영정사진이 놓였다. 영정사진에는 국민의힘 로고 모양을 빗댄 ‘탱크’ 그림과 함께 ‘내란의 힘’이라고 적혀 있었다.
곧이어 삼베로 만든 전통 상복을 입은 한 여성이 지팡이를 쥐고 장례식 재단 앞에 섰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향을 집어 향로 위에 올리곤 “고인이 가시는 길, 불편하게 모시겠습니다”고 엄숙히 말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국민의힘 장례식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의를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대해 항의성 근조화환이 쏟아지는 등 국민의 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촛불행동이 준비한 ‘내란공범 국짐당 장례식’이 열린 이날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는 근조화환 50여개가 내걸렸다. 근조화환에는 ‘TK 콘크리트, TK 딸들에 의해서 부서진다’ ‘국짐 쌈과 고기 명이나물을 비빕니다, TK 장녀 올림’ ‘국짐당, 죽더라도 투표는 해라’ ‘105인, 감방 어디까지 가봤니?’ ‘다음 의총은 동부구치소에서’ 등의 문구가 적혔다.
빈소에는 따뜻한 어묵과 함께 육개장 대신 육개장 컵라면이 놓였다. 장례식 참석자는 어묵 국물로 음복을 한 뒤 장례식 재단을 찾아 국화를 헌화했다.
장례식 사회자가 “고인이 가시는 길 축하드리며 다음 생에 우리와 함께하지 않길 바란다. 호상도 이런 호상이 없다”고 말하자 일순간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