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시가 적힌 종이엔 군의 접수 대상 기관으로 앞서 알려진 국회와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뿐 아니라 MBC가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평소 정부에 비판적이던 언론을 여러 수단을 통해 장악을 시도했는데, ‘국가 위기상황’을 빙자해 기어이 무력을 동원한 통제를 하려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22년 9월 미국 순방 중 벌어진 ‘바이든-날리면’ 논란 때부터 언론과 사사건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은 최초 보도한 MBC를 다음 순방에서 대통령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방식으로 보복했다. 국가원수의 외교 행위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의 전용기 탑승을 개인의 사유물에 대한 특별한 배려 정도로 치부한 것이다. 그가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작성했다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비판보도를 가짜뉴스 취급하는 편협한 언론 인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위법한 방식으로도 언론을 장악하려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첫날부터 김태규 부위원장과 ‘2인 회의’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신임 이사진을 임명했다. 법원이 두 차례 신임 이사진에 대한 임명 효력을 정지하면서 방문진 이사진 개편을 통한 MBC 사장 교체 시도는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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