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는 아이돌 팬덤의 응원봉이 새로운 유형의 ‘촛불’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응원봉을 지참한 채 탄핵안 통과 결의를 다지는 행사를 했다. 의원들은 각자 소녀시대·샤이니·엔씨티(NCT)·뉴진스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공식 응원봉을 지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공식 응원봉을 들고 결의문 낭독자로 나섰다. 그는 “내일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표결한다”며 “윤석열은 어제 담화를 통해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임을 자백했다. 극단적 망상에 사로잡힌 정신이상자에게서 하루라도 빨리 군 통수권을 박탈하고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탄핵은 헌정질서 중단이 아니라 헌정질서 회복”이라며 “국회는 헌정질서를 복원해야 할 책무가 있고 탄핵은 헌법상 국회가 가진 합헌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 몇몇이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늦었지만 상식과 국민의 편에 선 점 환영한다”면서도 “아직 부족하다다. 더 많은 의원이 국민 명령에 따라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헌법을 수호하는 길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반드시 단죄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기겠다”며 “그래야 80년 광주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고, 전두환·윤석열 같은 미치광이가 등장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각자 지참한 응원봉을 힘껏 흔들었다. 아이돌 공식 응원봉은 아니지만 ‘탄핵’ 글자 스티커가 붙은 파란색 별 모양 LED 응원봉을 지참한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박 원내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응원봉 행사 기획 취지’에 대해 “12·3 계엄 선포가 이뤄지고 국민이 국회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몰려들었을 때 굉장한 감동을 느꼈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국회 정문을 지키며 밤새 노숙을 하는 모습을 보며 반드시 우리가 이들을 지키고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세대들에겐 응원봉이 보물 1호라고 하더라”며 “귀하고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고 나와서 마음을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국회의원들도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나오는 그들과 함께해야겠다 (생각해) 좀 어색하지만 (저는) 소녀시대의 소원봉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소녀시대의 응원봉을 선택한 데 대해선 “우리 때는 민중가요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면 요즘 젊은 신세대의 민중가요가 (따로) 있다고 그러더라”며 “바로 소녀시대의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라고 한다. 올 크리스마스 때 반드시 탄핵을 국민께 선물로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남희·서미화·이용우·이해식·정진욱 의원 등이 이른바 ‘믐뭔봄’으로 불리는 보이그룹 NCT의 공식 응원봉을 들었고, 김윤·모경종·최민희 의원 등이 걸그룹 뉴진스의 공식 응원봉 ‘빙키봉’을 들었다. 김용민·정동영·조정식 의원 등은 보이그룹 샤이니의 공식 응원봉을 지참하고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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