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 문화가 더해진 이같은 시위를 외신들은 축제라고 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토요일 국회 앞 시위가 최대 규모를 예고한 가운데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AFP 통신은 "K팝 속에서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BBC 또한 "(집회) 주최 측이 K팝을 틀자 군중이 춤추고 노래하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었다"며 "갑자기 집회가 즐거운 팝 콘서트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최근의 K팝 팬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엔터사 앞에는 팬덤의 트럭 시위와 근조화환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한 아이돌 멤버의 열애설에 일부 팬들이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렇듯 자신들의 의견을 내는 것이 익숙한 팬덤이 탄핵 시위로 모이면서, 화력은 더욱 열정적으로 타올랐다.
그렇다 해서 이 열기가 물리력을 동원한 격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화염병, 최루탄 등을 이용한 폭력적인 시위의 현장도 아니었고,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방식으로 진행된 시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