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재선·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는 이날 오전 비공개 의총 모두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2차 탄핵안을 통해 국민의힘을 내란의 공범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명확하다”며 탄핵 반대 뜻을 나타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해 “1997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전두환 내란사건 때 법원은 비상계엄을 고도의 통치라고 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말마따나 ‘대통령의 통치 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윤상현 의원(5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도 거듭 “고도의 통치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며 “국민의 여론에 따라서 탄핵하는 건 굴복”이라고 했다고 한다.
영남권 의원들도 거들었다. 김석기(3선·경북 경주) 의원은 “계엄선포 자체에 대해 내란죄 성립이 안 한다는 학자도 있다”며 “오늘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면 대통령 내란죄를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우리는 내란 공범이 된다”고 했다고 한다.
박상웅(초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대통령이 오죽하면 저랬을까”라는 레퍼토리를 반복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의원은 “불행하게 임기 절반에 이 사태 온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술 좋아한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다. 오죽하면 저랬을까”라며 “오늘 (본회의 표결에)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한동훈 미래도 흔들리고, 지지자들이 절망하고 좌절한다. 눈물이 한반도를 적실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신성범(3선·경남 산청·함양·거창·참선) 의원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란) 통치 행위는 탄핵 백번 당해도 마땅할 것”이라면서도 “뭐가 우리 당과 내게 도움이 되느냐 생각했을 땐, 탄핵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다만 “오늘 표결에는 들어가자. 비겁해도 100명 속에 묻어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잠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우리 당명이 무색해지는 것 같다. 당명이 국민의힘인데 국민의 짐이 돼선 안 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앞서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뜻을 밝힌 바 있다.